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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50에 이룬 인생2막, 실버퀵 택배 배기근 사장"서브웨이 택배지만, 오토바이보다 빠르답니다"
서울 중구 오장동에 위치한 실버퀵택배(이하 실버퀵)는 실버들의 천국이며 김제사람이 이룬 서울드림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나이 50에 망하면 일어설 수 없다’는 통념을 딛고 일어선 남자. 배기근(57)향우가 그 주인공인 것이다.

김제 봉남면 석정리가 고향인 그는 봉남초교(35회)와 김제중(16회), 익산 남성고 및 단국대 법대를 졸업한 후 순탄한 인생항로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오장동에서 잘 나간다는 한식당을 운영하던 배 향우는 IMF가 터지면서 운명이 뒤바뀌고 만다.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야할 정도로 북적대던 식당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만 것이다.

그렇게 사업에 실패해 식당과 2채의 집을 사채업자에게 넘기면서부터 실의에 빠져 술로 인생을 소비할 때, 답답한 심정을 달래고 말벗이나 찾을 겸 탑골 공원에 자주 갔다. 이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어 배회하던 많은 노인들을 만난 후 그는 생각한다.
“아직 일할 수 있는 저 많은 노인들을 위한 창업아이템이 없을까?”

그래서 그는 이때, 실버퀵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자금은 1,000만원이었다. 재산을 다 날린 상황에서 3명의 자녀가 대학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1,000만원도 어렵게 마련했다. 다행히 지인이 빌려준 사무실에서 전화기만 갖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천운이었다.

새로이 시작한 사업에 그는 집념을 불태웠다.
직접 배달도 하고 아침저녁으로 전단지도 뿌렸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많았다. 고객들은 노인 택배원을 그다지 미더워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지하철에 서류를 놓고 내리거나 생김새가 비슷한 아파트 때문에 동을 바꿔 배달하는 사고도 잦았다. 노인들에게 걸맞는 교육을 철저히 시키지 않았던 게 큰 실수였던 것이었다.

“노인들이다 보니 일을 배우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단 일에 익숙해지면 젊은이들 못잖은 열정과 성실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역지사지랄까? 실버택배에 단골손님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버퀵서브웨이 택배 직원들은 60~80세의 노인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토바이 대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배달을 한다. 배기근 향우는 택배업이 결코 젊은이들만의 직업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토바이 택배는 기름 값 때문에 방향이 같은 택배물을 모아 배달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그러나 실버택배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하고 시간도 빠릅니다.”

실버퀵은 택배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 성공사례로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은 물론이고 각종 잡지와 신문매체에 이름이 나기도했으며, 급기야는 영국 BBC측과 일본측에서도 취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언론에 소개되면서 배달원을 시켜달라는 노인들이 한꺼번에 몰여왔어요. 단골거래처도 늘어나 매출도 비약적으로 늘었죠”
실버퀵이 창업직후년도인 2002년에 올린 매출은 2천여만원, 지난해에는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비용 1000만원으로 시작해 단기간내에 억대의 황금사업으로 키워낸 것이다.


이제는 회사가 제법 알려지면서 “왜 할아버지가 왔어요?”라며 걸려오는 항의전화도 없어졌다. 일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노인도 많아져 초기에 10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80명으로 늘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대리점을 문의해온 사람도 부쩍 늘어났고 강남점과 서초점도 열었다. 조만간 서울 3곳 지방 2곳에 지사를 세울 예정이다.

“노인 배달사원 중에는 전직 서울시국장, 방송국국장, 군장교 등 사회지도층들이 다수 포함돼있다”고 전하는 배 향우는 “나이들어서 일하는 것은 결코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하마터면 고향의 향우들께 낯들 면목이 없을 뻔 했는데 뒤늦게 시작한 실버퀵사업이 성공한 관계로 고향의 이름을 알리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밝힌다.

아울러 그는 “큰 돈을 번 것은 아니지만 고향과 고향사람을 위해 언젠가는 좋은 일로 꼭 되돌려 주겠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몇몇의 뜻있는 봉남사람들과 함께 재경 봉남향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버퀵택배 연락처: 전국 1544-8668, 대표무료전화 080-265-8282, 휴대폰 017-278-8700, www.silverquick82.com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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