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동문들만 3천명 가까이 되는 현실에서 오늘 정기총회 자리의 30명은 너무 초라합니다. 불과 4년전만 해도 200명 가까이 모였던 것을 상기한다면 오늘의 진봉초교동문회는 많은 노력과 단합이 필요한게 절실합니다”

거창한 슬로건은 지양하고 젊은 세대와 노년 동문들의 조화로 동문회 재건에 앞장 서겠다는 최융일(61세)신임 동문회장은 서두를 이렇게 꺼낸다. 을지로4가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서울은행에서만 31년간의 봉직생활을 막 마친 그로서는 특유의 은행가답게 치밀한 재건계획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듯 싶었다.

“저는 45년 해방동이 출신으로 역경의 시절을 거쳐왔습니다. 오늘의 동문회가 열악하기는 하지만 이는 무난히 재건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켜보아 주십시오” 신임 최 회장은 진봉초 31회(59년 졸)와 만경중 12회 만경고 6회, 그리고 경희대 경영학과를 거쳐 은행가의 길에는 들어섰다. 은행가 시절 고객들을 직접 챙기던 습관처럼, 이번에도 동문들을 전화와 메일로 직접 챙김으로서 동문들이 많이 북적거리는, 진봉초교 동문은행장이 되리라는 결심인 것이다.

“제가 은행재직시절, 모교에 소년조선일보를 익명으로 배달해 준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동문회장이 된 만큼 200명 이상의 참석과 뜻이 일치된다면 모교를 위해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구상할 생각입니다”

또한 신임 최 회장은 동문회의 다양성과 재미를 추구한다. 딱딱한 의전만이 있는 동문회보다는 야유회와 동문간 거나한 술잔도 오갈 수 있는 ‘재미있는 동문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기수별 회장단의 활성화가 급선무임을 잘 알고 있다고 전한다.

한때 침체기를 거쳐야 했던 진봉동문회의 과거는, 어느 은행가의 미다스 같은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날 것임이, 그만큼 분명히 느껴지는 자리였다.

신임 최 회장은 경기도 남양주에서 부인 채수민(59)여사와 1녀1남의 자녀와 함께 은퇴이후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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