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원으로 소방서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소방방재청이 세워진다는 말을 듣고 더불어 참 뿌듯하고 자랑스런 느낌이 들었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바람직한 소방의 모습은 무엇일까. 소방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협조만 이루어진다면 슈퍼맨 못지 않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소방방재청이 자리를 잡으면서 화재진압보다는 예방위주의 정책을 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선진국처럼 화재 예방과 진압이 적절히 분배된 정책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특히 단지 소방관을 화재진압대라고만 생각하는 전통적인 한국사회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과 소방이 주고받는(Give and Take) 정책이 들어서야 한다.
의무소방원으로 1년을 넘게 지내보건대, 공교육기관에서 소방서의 역할을 너무 가벼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단지 소방서는 학생들 봉사활동시간을 채워주는 곳쯤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한번은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찾아와 봉사시간을 달라고 생떼를 부리는 바람에 난감한 적이 있었다. 시간을 주지 않으면 학교 진학을 못한다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 봉사시간을 받기를 원한다면, 상투적인 시간 때우기 용이 아닌 소방교육을 받는게 어떠할까. 최초 연소시 대처요령, 혹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응급 처치법 등. 물론 교육부에서 의무적으로 소방교육 시간을 할애한다면, 더 나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방대상물의 소유자와 사용자에 대한 소방교육과 홍보는 화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을 의무화해야 한다. 소방교육과 홍보로 화재예방과 피해발생의 최소화에 관한 인식을 가진 소방대상물의 소유자와 사용자는 근본적으로 소방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소방대상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은 사람의 활동은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적극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소방교육과 홍보의 효과는 결과적으로 소방에 대한 전체적 인식을 제고하고, 소방행정을 현실에 적합하고, 실질적으로 국민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작용도 한다.
이상적인 소방행정은 바로 사회와 국가가 협동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한다. 외국의 경우에는 소방대상물의 관계인에 대한 정기적인 의무교육이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이미 초등학교에서부터 화재예방과 화재발생시 대비요령 등에 대하여 교육을 받아 교육에 대한 특별한 시급성은 없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변화하는 소방상과 더불어 시민의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 초창기이니만큼 소방교육에 의무성을 부여하는 정책을 펴는게 어떨까. 서로를 하나로 인식하는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오 해 식
오해식 soso13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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