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는 초·중등 교육법과 동법 시행령의 제정으로 심의기구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심의란 자문과 엄격히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자문기구는 학교장의 자유재량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학교장의 의사결정 보조기구이지만 심의기구는 심의하도록 규정되어있는 사항은 반드시 심의해야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위법이 되는 기구를 말합니다. 따라서 학운위는 지금까지 유지해오는 육성회나 학부모회와는 엄격히 다른 학교운영의 주체적 기구인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일부의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한 학교운영에 학부모와 교사, 지역인사를 참여 시킴으로써 단위학교 차원의 교육자치의 기능, 학교내외의 구성원이 함께하는 공동체의 기능, 개성있고 다양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문제는 법적인 심의기구인 학운위가 과연 구성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입니다. 아직도 과거 육성회나 학부모회의 기능으로 학교장의 보조기구나, 그저 교육감 선거의 기능을 가지는 정도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학교를 귀찮게 하면 내자식이 피해를 입거나,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 식으로 친목회 정도로 인지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사립학교는 현재 자문기구로 기능이 제한되어 있고 사학연합에서 위원을 학교장이 위촉하게 해야한다는 비상식적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가장 민주적인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야할 학교 사회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증거입니다. 아직은 소수의 학교만 구성되어 있지만 정관개정을 거쳐 6월 초 정도면 모든 학교에 설치될 예정이다.
더욱이 유치원도 초·중등 교육법상 엄연한 학교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운위 설치 단위에 유치원을 따로 명시하지 않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학운위 구성과 역할 수행과정에서 보수적인 교육관료들과 마찰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개혁의지를 지닌 선각자들 이었듯이 교육개혁의 근본뿌리가 될 학운위 위원들이 얼마나 적극적이고 교육에 대한 애정을 가지느냐에 대한 개개인의 태도와 노력여하에 따라 교육개혁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위원들간의 의견차이와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가장 우려되는 문제점은 학교장의 비 개혁적인 태도로 인한 위원회와의 마찰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위원들의 개혁의지를 막지는 못할 것이며 차츰 학운위 제도가 정착되고 자치기구의 역할을 다 할 것이며 교육개혁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학교운영의 민주화, 교사의 교육활동 보장, 학생을 위한 학교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지역사회의 구심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교육자치의 꽃인 학운위는 위원들의 개혁의지 노력여하에 따라 꽃을 피울 것이며 교육개혁을 실현하는 근본인 것입니다. 더 이상 학교를 떠나 거리에서 방황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없는 신명나는 학교, 지역사회의 문화중심이 될 수 있도록 위원들이 학운위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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