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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 '살림'이야기 (2)큰 틀에서 본 예산의 구조와 원칙 #1

 

김제시의회 김주택 의원

  "아는 만큼 보인다." 우리 국토와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숨겨진 역사를 해박한 명문으로 풀어낸 유홍준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표지 글귀다. 예산을 정확히 보기 위해서도 우선 예산이 무엇인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 필요가 있다. 

  개인·가계·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지자체의 살림살이 역시 돈을 만들고 그 돈을 쓰는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쓰다가 패가망신 못 면한다는 말처럼, 벌고 쓰는 데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계획 즉 예정된 계산이 바로 '예산'이다. 

  돈이 어디서 얼마나 들어올지 즉 수입에 대한 예측이 '세입(歲入)',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 즉 지출에 대한 계획이 '세출(歲出)'이다. 예산은 크게 세입과 세출로 구성된다.   

  눈썰미 좋은 분들은 금방 알아보실 것이다. 세입·세출하면 세금이 떠오르는데, 왜 세금 세(稅)가 아니고 연(年)을 뜻하는 해 세(歲)를 쓰는지. 보통 1년을 단위로 한 해 수입·지출의 계획을 잡기 때문이다. 

  그 일 년이라는 기간의 단위를 '회계연도'라고 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회계연도는 매년 1월 1일에 시작해서 같은 해 12월 31일에 종료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올해 같으면 '2024회계연도 예산'이 된다. 

  그 1년 동안의 수입은 모두 세입으로 잡고 지출은 모두 세출로 편성하라는 것이 이른바 예산의 가장 기본 원칙인 '예산총계주의 원칙'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 회계연도의 경비는 그 해의 세입으로만 충당하며, 지출은 다음 해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회계연도독립의 원칙'이 이를 보충하고 있다. 

  이 말인즉 A라는 해에 거둔 돈은 전부 A해 세입장부에 올리고 그 해의 세출장부에 있는 사업에 써라, B라는 해에 거둔 돈을 써서는 안되고, C라는 연도 사업에 써서도 안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돈의 출입을 1년이라는 한 토막으로 명확히 정리함으로써, 재정상태 파악에도 좋고 예산집행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장치다. 

  개인 돈이 아니고 다수 국민이 낸 세금을 대신 관리하는 일이니 이 정도 규율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회계연도의 시작과 종료 시기만 다르지 예산총계주의 및 회계연도독립의 원칙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이런 기본 원칙을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2023년도 예산에서 종량제 봉투 판매 수입을 총 1억원으로 예상하고 세입을 짰는데, 그중에서 9천만원은 2023년도 세입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1천만원은 수거대행업자에게 그냥 가지고 있으면서 수집 비용 등으로 계속 쓰라고 하면, 지방재정법 34조 위반이다. 전부 세입으로 편입시키고, 세출 계획을 세워서 써야 한다. 우리시에서 이런 일이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즉 예산총계주의의 숨은 뜻은, 집행부가 마음대로 집행하지 말고 세입·세출이란 예산의 계획표 안에서 또박또박 처리하라는 것이다. 세입과 세출이 미리 '정해진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예산집행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원칙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렇듯 세입과 세출로 이루어진 예산은 또 회계방식에 따라서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 3종류로 운용된다. 일종의 회계 계정, 통장을 분리해서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시의 2024년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 총액은 1조 454억여원, 기금 814억원까지 포함하면 1조 1268억원이다. [일반회계 9704억원, 특별회계 750억원, 기금 814억원] 

  그러면 이제 일반회계, 특별회계와 기금이 각각 어떤 특징과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일반회계'는 말 그대로 일반 세입으로 일반적 지출을 담당하는 회계다. 예전에 어머니가 월급과 부수입이 들어오면 쌀이며 식자재며 쓸 돈을 가계부에 꼬박꼬박 적어가며 관리하던 그것이 바로 일반회계라 보면 된다. 세금과 기타수입을 가지고 지역주민의 복지, 환경, 교육, 도로정비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의 일반적인 재정활동을 말한다. 통상 예산이라고 하면 이 일반회계를 가리킨다. 

  '특별회계'는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일반회계와 분리한 독립 회계다. 말이 어렵지만, 일반회계가 들어온 돈 전체를 세입과 세출로 짠다면, 특별회계는 특정 세입만을 가지고 특정 사업에만 쓴다는 차이가 있다. 개인으로 비유하면, 월급은 생활비에 쓰고, 명절 보너스는 무조건 '해외여행용'으로 따로 모아서 거기에 써야지, 한다면 특별회계다. 

  일반회계가 있는데 일종의 딴주머니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질 만 하다. 

  재정구조 즉 돈 관리가 복잡해지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니다. 그래서 정부는 별도 계정을 가지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령과 조례에 의해서만 만들 수도 있고, 법령에서 의무적으로 설치·운용하도록 한 특별회계 말고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만드는 특별회계는 존속기한을 5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다른 규제 장치들도 많다.  

  특별회계가 말 그대로 별도 계좌니까 안정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비슷한 사업을 일반회계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복성 문제가 늘 대두된다. 간혹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 똑같은 내용의 사업을 사업명칭만 약간 다르게 편성했다가, 의회의 지적을 받기도 하고 결산 과정에서 드러나서 시정 요구를 받기도 한다. 

  또한 일반회계, 특별회계 간에 돈을 보내고 받고 하는 소위 내부거래가 많아져서 총액이 큰 것처럼 보이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재정 활동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저하시킨다며 전문가들은 특별회계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개인이든 정부든 회계는 단순한 것이 좋기는 하다.

  실제 우리시는 현재 상수도와 하수도사업을 위한 공기업특별회계 2개 약 608억원과, 의료보호, 수질개선, 주택사업, 산업단지조성 등을 위한 기타특별회계 7개 약 142억원을 운용중이다. 법에서 의무설치하란 것 4개,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 3개다. 목적이 뚜렷하게 정해진 사업을 하기위해 별도계정을 두고있는 것이다.   

  '기금'은 특정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한 자금을 적립하여 신축적으로 운영하는 자금이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 '회계'란 말이 달려있듯이, 예산의 각종 원칙과 규정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된다면, 그렇게만 해서는 행정에서 좀 더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금을 만든다. 그리고 20% 이하는 의회 심의의결 없이도 자율적으로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다. 자율성과 탄력성이 특징이다. 

  언젠가 자식들 결혼 준비에 써야지, 집이라도 얻어줘야지 하고, 부어온 적금 비슷한 것이다. 수입원은 일반회계에서 덜어주기도 하고(출연금), 기부금이나 수입금 등 그야말로 여기저기서 생긴 돈들이다. 흔히 말하는 기금이 쌓여간다는 것도 기금의 이러한 성격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기금도 특별회계와 마찬가지로 법과 조례에 의해 설치되고, 자체 설치 기금은 존속기한도 5년으로 제한되고 연장하고 싶으면 지방재정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쳐야하고, 조례를 개정해서 의회의 의결도 받아야 하는 등 다양한 통제를 받는다. 우리 법은 아직 다소 어렵지만 대단히 촘촘하다.

  우리시는 통합재정안정기금, 중소기업육성기금, 노인복지기금, 고향사랑기금 등 11개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2024년도 기금 운용액은 총 814억원이다. 이름을 보면 대략 어떤 목적인지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만 설명하면, 재정안정화기금은 지자체가 세입이 증가할 때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했다가 세입이 감소하거나, 심각한 지역경제 침체 때 사용할려는 목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어려울 때 대비해서 남는 돈, 못 쓴 돈 모아놔라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도 예산의 가장 '기본적 얼개'와 '어떤 기준으로'에 해당하는 '예산의 원칙'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이어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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