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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왜 중분위의 신속한 관할결정이 필요한가?

  지난 3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새만금 1·2호 방조제 관할권 결정의 근거 규정인 구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 제1호가 위헌이라며 제기한 군산시의 헌법소원 심판청구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 의견 일치로 기각(합헌) 결정을 내렸다.

  매립지는 행정안전부장관의 관할 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누구의 관할도 아니며, 행정안전부장관이 매립지 관할을 결정하는 지방자치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 기각판결로 2015년 10월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 결정에 대해 군산시가 소송전으로 끌고왔던 일말의 법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며, 2호 방조제가 김제시 관할이라는 점은 더 이상 다툴 여지가 없다.

  과거 새만금 1~4호 방조제 관할 결정과정에서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와 대법원은 "방조제 결정이 내측, 외측 매립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고, 우리시와 군산시, 부안군도 각 방조제와 연접한 내측 매립지 뿐만 아니라 신항만 관할권을 염두에 둔 첨예한 주장과 논리를 전개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1호 방조제는 부안군, 2호 방조제는 우리시, 3·4호 방조제는 군산시로 정해졌고, 전체적 관할 구도로 만경강과 동진강의 자연지형, 인공구조물의 위치와 연접관계에 따라 '군산 앞은 군산, 김제 앞은 김제, 부안 앞은 부안 관할'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도출된 것이었다.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 이전에 내려진 방조제 관련 중분위 의결 및 대법원 판결에서 제시한 만경강과 동진강의 자연적 경계를 기준으로 한 새만금지역의 관할 결정 구도가 다시금 부각되는 계기가 됐으며, 매립지에서는 더 이상 해상경계선 기준이 관할결정기준이 될 수 없음을 재차 확인돼, 과거 일제 강점기에 설정된 해양경계선에 의해 구분되었던 서천 앞바다에서 부안 앞바다까지의 방대한 군산시 관할 구역도 새만금 매립지 내에서는 그 의미를 상실하였다는 점은 이후 매립지 관할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중분위의 신속한 관할결정을 촉구하며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관할결정 보류가 분쟁 키워

  드넓은 바다를 메워서 신생 토지를 만드는 공유수면 매립지의 속성상 순차적으로 매립이 진행될 때마다 매립지가 속할 지방자치단체를 결정하게 될 수밖에 없다. 

  새만금 매립사업지역에서 지방소멸 위기 상황에 놓인 농촌도시 김제시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매립지를 포함한 매립지에 조성된 도로, 항만 등 기반시설에 대한 관할권을 확보하려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현재 행정안전부 중분위가 관할결정을 위해 심의중인 안건은 만경7공구 방수제, 새만금동서도로, 신항방파제 등 총 3건으로, 2022년 말에 중분위에 상정돼,  지난해 5차례, 올해 1차례 회의 및 현장검증을 거쳤음에도 아직까지 관할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여러 차례의 중분위 회의를 개최해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져 관할결정을 할 것처럼 보였으나, 새만금잼버리 파행으로 인한 새만금사업관련 예산삭감이 빌미가 된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을 이유로 군산시는 관할결정을 미룰 것을 주장했다. 이에 동조라도 하듯 중분위는 관할결정을 보류한다는 결정만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할 결정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

  하지만 새만금 기본계획을 기업 친화적인 산업용지 확대를 주요 골자로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만경강과 동진강의 흐름을 고려한 당초의 기본계획이 급격하게 바뀔 리가 만무하며, 방조제 관련 대법원의 판결에서 제시된 관할결정 구도에 변화가 있을 수 없음은 지난 7차례의 기본계획 수정 내용을 비교해 봐도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동서도로 및 만경7공구 방수제는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1666-14번지에서 새만금 2호 방조제 심포리 2420번지까지 총20.3㎞로 연결된 4차선 도로로서 시작과 끝이 모두 김제시 지번으로 돼 있으며, 김제시에서 2호 방조제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라는 점에서 어느 지방자치단체에 관할결정을 하여야 할 것인지 누가 봐도 명확하다.

  그리고 스마트 수변도시와 지난해 전구간 개통된 남북도로가 곧 중분위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또 다른 분쟁이 예고된다. 하지만 현재 중분위회에서 심의중인 새만금동서도로 및 만경7공구 방수제의 관할이 우리시로 결정될 경우, 새만금 사업지역의 방조제 내측은 동서도로를 기준으로 김제와 군산의 경계로 삼을 수 있게 되며, 정확히는 이전의 방조제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른 만경강을 중심으로 한 관할분배구도가 완성되어 스마트수변도시 및 남북도로의 관할결정 시에도 큰 다툼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감 있는 개발이 예상되는 새만금지역에서, 빠르면 올해 말 분양예정인 수변도시 등의 주소부여가 시급하고, 동서도로 및 만경7공구는 개통된지 이미 3년이 넘어 주민 안전과 편의를 위한 CCTV, 화장실 하나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분위가 관할 결정을 더이상 미루는 것은 분명 직무유기다.

군산시 목표는 새만금신항 확보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지난 3월 28일 매립지 관할결정 근거규정에 대한 군산시 헌법소원 기각결정으로, 대법원 판결에서 정립된 관할결정 기준들과 새만금 지역 관할 분배구도(군산 앞은 군산시, 김제 앞은 김제시, 부안 앞은 부안군)대로 속도감 있는 관할 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2호 방조제 내측에 위치한 동서도로 및 만경7공구 방수제에 대한 군산시의 관할권 주장 의도는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언론보도·기고, 집회, 세미나, 토론회, 포럼 등 각종 행사에서 군산시의 모든 행동은 바로 내년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6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신항'을 향하고 있다.

  새만금신항은 우리시 관할인 새만금 2호 방조제 바로 외측에 조성중인 항만으로, 내년 2선석 준공 예정이며, 2026년 개항 이후에는 새만금지역의 발전과 함께 중요한 인프라로서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군산시는 "고질적인 수심문제로 쇠퇴하는 군산항을 대체하기 위해 새만금신항이 조성되고 있다"고 신항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만금신항 건설기본계획에 따르면 신항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김제 지평선산단 등 전북지역 9개 산단과 새만금지역의 외국인 투자지역(FDI), 농생명용지 등에서 발생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한 복합항만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전북특별자치도 전체의 발전과 새만금 내부개발에 따른 배후산업지원 및 대중국교역 활성화에 대비한 환황해권 거점 항만으로 육성될 예정이어서 단순히 군산항의 대체항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소모적 논쟁보다 개발 및 운영 계획 필요

  군산항의 상황에 대해 살펴보면, 토사매몰이 원인이 되어 낮아지는 수심문제는 △ 준설을 위한 정부예산 확보 △ 군산항 맞춤형 준설체계 구축(같은 수심으로 일괄준설 등) △ 비관리청 준설공사 기준완화 및 추진 지원 △ 준설토 투기장 추가 확보 등을 통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에도, 군산시는 이러한 노력도 없이 현재 쇠퇴하고 있다는 31선석의 군산항을 대체할 새만금신항이 군산시만의 항만이라는 소모적인 주장만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새만금신항은 「새만금사업법」 제정 이전부터 이미 새만금사업추진 법률이었던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과 「신항만건설촉진법」에 의해 '새만금신항만'이란 명칭으로 새만금 사업(기본계획상 2권역)에 당연히 포함돼 조성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새만금신항도 대법원이 정립한 매립지 관할 결정기준에 따라 관할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새만금신항의 관할권 논쟁은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는 관할권에 대한 소모적 논쟁보다 새만금신항의 개발 및 운영에 대한 논의에 집중해, 새만금지역의 발전과 전북도 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게 타당하다.

군산시, 중분위 결정 미루려는 의도 보여

  당초 올해 2차 중분위 심의가 지난 17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6월 7일로 연기됐다. 오는 7일 심의를 앞두고, 심의 안건인 새만금동서도로 및 만경7공구 방수제, 신항만 방파제에 대한 관할 결정 여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군산시는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위해 우리시의 관할권 주장 중단을 요구하고, '선 개발 후 관할구역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방자치법상 매립지 관할결정 절차대로 중분위에 상정돼 심의가 진행중이 안건에 대한 심의중단 요구 행위는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새만금 1·2호 방조제 결정에 대해서도 "군산시로 결정을 해주지 않아 새만금 3개 시군 갈등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과거 중분위와 대법원이 정립한 합리적인 매립지 관할 결정기준에 따른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으로 오히려 군산시가 갈등의 원인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3개 시·군의 시민 및 의회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또한 현실적으로도 새만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의 구성요소인 주민, 구역, 자치권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어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가 불가능하며, 군산시의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주장 또한 동서도로 등에 대한 중분위의 결정을 지연시키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퍈결대로 속히 관할 결정해야

  매립지의 특성상 매립이 완료된 뒤 곧바로 관할결정이 이루어져만 기반시설 공급 및 행정공백이 최소화되어, 거주 예정 주민의 재산권 행사와 입주 기업의 투자유치 등 편의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새만금 국가산단 1·2·5·6공구를 보더라도 관할결정이 빠르게 이뤄져,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새만금개발이 모두 완료된 후 일괄 관할결정을 하게 되면 결정지연으로 주민불편과 입주기업 피해 등으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조에는 '새만금사업지역을 환경친화적 첨단복합용지로 개발·이용 및 보전함으로써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는 단순히 어느 한 지방자체단체의 발전만을 위해서 개발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이미 다수의 산업단지, 군산항과 군산공항 등 핵심 기반시설 및 각종 편의·문화시설과 고군산군도 등을 보유하고 있는 군산시에게 추가적으로 새만금 2호방조제 내측의 동서도로 및 만경7공구, 외측의 새만금신항의 관할을 부여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국가균형발전이나 지역상생에 역행하는 처사다.

  중분위는 새만금사업의 추진 목적에 따라 현재 상정되었거나 앞으로 상정될 안건에 대해, 기존에 정립된 합리적인 기준으로 새만금지역 상생·균형발전을 고려한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타당하다.

  물론 중분위가 어떠한 결정을 하든, 손해를 본다고 여기는 지차체는 다시 엄청난 예산으로 대형 로펌을 동원해 대법원에 다시 소를 제기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관할 결정 이후 자신에도 돌아올 비난이 두렵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 패소했을 때 소송비용이 정치인 개인의 주머니 돈이면 모르겠지만, 시민의 혈세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치인의 몫이다.

  대법원에서는 새만금 2호방조제 관할권 결정 당시에 이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중분위의 결정을 대법원이 뒤집으면 중분위야말로 갈등의 원흉이고 혈세낭비의 공범이 된다.

  중분위 위원들의 조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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