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단체들의 거센 기자실 폐지 요구로 속속 드러난 기자실의 폐해는 충격적으로 다가섰으며 언론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켰다.
전북도내 언론계에서도 기자실의 폐해는 심각하다. 기자실은 언론계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를 왜곡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도내 각급 기관단체에 설치된 기자실은 도청과 도의회를 비롯 전북지방경찰청, 전북도교육청, 전주시청, 전주상공회의소, 농협, 한전, 전북체육회, 전북은행 등과 각 시·군청 등 24개소에 달한다.
기자실은 해당 기관 단체들이 기자들에게 취재편의를 제공함으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설치한 것이다. 대부분 기자실은 도내 방송사들과 지방일간지 기자들이 출입기자단을 구성해 이용을 한다.
기자협회는 기자실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들 출입기자단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자단에 소속된 기자들은 출입처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독점하고 해당 기관도 기자단을 활용해 홍보를 하는 등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관행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관언유착의 통로가 되었고 때로는 기자를 매수하거나 부패시키는 고리가 된다.
기자단은 출입처가 제공하는 정보를 어느 정도 독점하고 있다. 기자실에서 기자단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브리핑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된다. 비공식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홍보성 기사를 청탁하는 경우 회식이나 술자리가 만들어지며 촌지가 전달되기도 한다.
기자단이 부패고리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기자단의 촌지수수와 부패관행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명절이면 출입기자에게 수십만원씩의 '떡값'이 돌려진다. 기관의 간부들과 관련 기관단체 기업들이 가져 온 것이다. 개인적으로 받은 떡값을 포함하면 2∼3백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기자들을 회유하기 위해 기자단과 회식이나 술자리를 벌이고 공무원이나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끼워 무료로 외유를 시켜준다. 대부분 기자실의 기자단에는 공무원 또는 의회의 해외연수에 편승한 공짜 외유를 위한 순서가 정해져 있으며 이를 놓고 실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기자단에서 출입기관장이나 고급간부들을 불러내 식사나 술대접을 받는 것은 보통이다. 기자실을 운영하는 기관 단체는 기자단에게 점심제공을 관례화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점심시간 전에 출입처 간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얼굴을 좀 보자"며 식사대접을 요구한다.
출입처의 장과 간부들은 기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기 위해 기자단에게 충성을 다한다. 각 부서별로 돌아가며 기자단 점심 스케줄을 잡고 특별한 행사나 비보도를 주문할 때는 돈봉투도 전해진다.
일부 기자실에서 공무원들과 기자들의 고스톱 판이 벌어지는 것도 친목행사의 일종이다.
보도자료에 의존한 기사작성과 기자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풀 기사'는 천편일률적인 기사로 '떼거리 저너리즘'의 폐해로 지적받고 있다.
도내 일간지의 경우 출입처가 제공한 보도자료 인용률이 56.4%에 달하고 있으며 방송도 47.5%에 달한다는 연구보고서의 내용은 전북지역 기자실의 현실을 확인해 준다.
모 기자실의 경우 출입기자단이 단체로 취재활동을 한다. 오전 10시쯤 출입기자들이 단체로 각 실과를 방문해 취재를 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기사거리를 놓치지 않으려면 동행취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기자단은 엠바고나 담합을 통해 보도시기를 늦추거나 왜곡하기도 한다. 특정사건을 보도하지 않거나 특정부서 또는 기업을 비판하기로 하는 등 기사담합도 비일비재하다. 출입처와 관련된 비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출입처와 관계 등을 고려해 비보도를 결의하는 일도 있다.
엠바고를 깨거나 보도자료를 뒤집으면 일정기간 출입을 금지시키기도 한다. 대부분 지방일간지의 보도내용이 비슷비슷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기자실은 관언유착의 고리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패언론의 산실이 되고 있다.
기사제공 기관 : 시사전북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로 기사교류협약에 의해 실었습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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