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들
국내 최고 수제기타 제작자 - 김정국·김상길 부자 "김제가 좋아, 김제에 정착했어요"혼을 담은 기타로 세계적 명기 꿈꿔 
단순한 기타 소모품 교환에도 온 정성을 쏟고 있는 김정국씨

  금산사 주차장 북쪽 출입구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왼편 용화마을 모퉁이에 김정국(64)씨와 그의 아들 상길(40)씨의 기타공방이 눈에 띈다.

  처음 기타공방을 발견한 이 들은 "아니! 이런곳에 기타 공방이 있었네"하고 의아해하기도 하지만, 김정국씨와 상길씨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어느새 8년이 되어가고 있다.

  아버지 정국씨는 1959년 부안에서 태어났지만, 5살때 가족이 경기도로 이사를 가게됐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기타가 좋아 일찌감치 기타공장에 취직해 기타제작을 시작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기타를 만드는 곳이지만 기타를 만지는 일이 마냥 좋았다.

  20세 때 기타공장 사장이 준 티켓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연주 중간에 기타소리에 매료되어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고, 저렇게 아름다운 소리로 감동을 줄 수 있는 클래식기타를 만들어보자고 다짐하게 됐다.

  좋은 기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1978년 문위윤 선생(서울음대졸)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사사를 받았고, 시간과 돈을 아껴가며 일본과 미국의 저명한 기타제작 수업에도 참여했다.

  미세한 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나무통에서 울리는 공명을 느끼면서 1986년 다니던 기타공장을 그만두고 경기도 의정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기타공방을 시작했다.

  충분히 연구하고 준비했던 터라 정국씨의 기타는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 많은 연주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의정부공방은 주변에 아파트가 많고 작업환경이 좋지 않아, 늘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그리워했었다.

  2005년 우연하게 금산사에 놀라왔다가 이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뒷편엔 개울이 흐르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시골로 여겼기 때문에 생각보다 땅값이 비쌌

김정국씨의 아들 김상길씨가 공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멋들어진 기타연주를 선물하고 있다.

지만, 덜컥 60여평의 땅과 낡은 건물을 구입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멀쩡히 직장에 잘 다니고 있는 아들 상길씨에게 자신의 대를 이어 같이 기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들 상길씨는 아버지의 권유로 12살 때 클래식기타 연주에 입문했고, 대학에서 자동차를 전공해 관련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도시생활을 버리고 시골에서 생활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아버지의 꼬임(?)에 넘어가 2006년부터 아버지의 기타공방에 합류했다.

  이들 부자는 더 좋은 기타를 만들기 위해 서로 토론을 하고, 기타관련 세미나나 정보가 있으면 정국씨는 세계 어느나라건 아들을 보내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10여년전만 해도 전국에 무수히 많은 기타공방이 있었지만, 이제 20여곳에 불과하고, '김정국기타공방'은 이들 중 탑클래스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적인 기타 가격이 20만원대 이지만, 김정국씨가 직접 만든 수제기타는 최소 25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비교적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나무 구입에서부터 건조, 정성, 노하우를 고려하면 결코 비싼 기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 제작은 제작가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기타를 제작하기전 재료를 잘 선택하고 완성이 되기 전까지 어떻게 제작 할 것이며 추구하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기타제작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타 제작을 위해 목재 건조 기간은 최소 7년~15년 이상인 목재로 엄선하고, 고가의 악기에만 적용하는 제작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앞판의 두께도 6번줄과 1번줄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이들만의 노하우다.

  기타 앞판 재료는 독일에서 공급되는 스프루스나 시더만을 사용하고, 뒷판이나 옆판은 인디언 로즈우드와 브라질 로즈우드(일명 하란다)를 고집하고 있다. 지판은 목재가 검고 단단한 흑단을 쓰고 있다.

  이들 목재도 무조건 쓰는 건 아니다. 큰 나무 한그루에서 기타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 기타 최상급 원목은 스위스목재상에서 오는데 아사아권에는 잘 주지도 않을 뿐더러, 자신들의 권위가 있기 때문에 검증된 곳에만 연간 3대 분량만 공급하므로 금보다 귀한 나무다.

  기타소리에 조금만 귀가 트인 연주자라면 당연히 이들 부자의 기타를 갖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기타를 주문하고 적어도 2달을 기다려야 한다.

  아들 상길씨의 기타 제작 경험도 17년이 되었다. 처음엔 부자지간이 사제지간 같았지만, 이제는 동반자이며 서로를 자극하는 경쟁자가 되어가고 있다. 처음엔 연주자들이 아버지의 기타를 원했지만, 이제는 상길씨만의 애호가가 늘어가고 있다.

  아버지 정국씨는 기타를 수리하다가 곁에서 클래식기타를 연주하는 아들을 흐믓하게 바라보며 "아들이 대를 이어서 기타를 만들어주니 뿌듯하다"면서 "대한민국 기타계의 연주자나 제작자가 더 노력해서 유럽에 결코 뒤지지 않고 당당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말했다.

  대를 이은 이들 부자의 기타가 세계적인 명기가 될 날을 꿈꾸어 본다.

"김제가 좋아 김제에 정착했다"는 김정국씨 부자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