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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조각가 김갑송씨"나는 예술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고자 합니다"
"자연보다도 훌륭한 조각가는 없습니다. 어떤 훌륭한 조각가라도 결코 자연보다 훌륭할 수는 없죠"


근본을 생각한다는 뜻의 '원사'라는 호를 갖고 있는 김갑송씨(53).

김씨의 집을 들어서는 순간 대문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찮다. 마당 가득 오밀조밀 하게 가꾸어 놓은 작은 화단들. 기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나무 뿌리들.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벼루에 먹을 가는 냄새가 진동한다. 20여 년 동안 서예를 했다는 김씨는 종이, 옷, 목침 등등 보이는 곳에는 온통 글씨를 써놓았다.

왠지 근엄한 모습이어야 할 것 같은 달마상인데 김씨가 그린 달마상은 성기를 내놓고 있는 모습 등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김씨는 자신의 그림은 '막 그림'이라고 하지만 막 그림이라고 하기에는 공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달마상이나, 서예작품보다 더 눈에 끄는 것은 호랑이, 여우, 멧돼지, 구렁이, 거북이등 무릎을 딱 칠정도로 기막힌 모양을 하고 있는 나무 뿌리 작품들이다.

젊은 시절 음악에 매료되어 통기타와, 색스폰, 드럼 등 웬만한 악기는 다 다뤄봤을 정도 음악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악보없는 음악은 광대들이나 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던 김씨의 아버지는 그가 음악하는 것을 무척 반대했다. 서예와 조각, 그리고 관상학을 공부했다는 김씨는 다재다능 한 예술적 끼를 가지고 있다.

그런 김씨를 닮아서인지 하나뿐이 아들 역시 올해 전북대 미대에 입학해 조각을 공부하고 있다.
삶에 우여곡절도 많았던 김씨는 김제상고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해 일하던 도중 오른손을 다쳐 회사일 조차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후로 많은 방황 끝에 부인 김남선(49)씨를 만나 지금은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종이 한 장도 들 수 없었던 다친 손으로 지금은 글씨를 쓴다. "서도를 통해 오랜 방황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한다. 김씨는 자신의 암울한 시절을 서예(서도)를 통해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김씨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아내 김남선씨는 김제 시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남편이 작품활동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내조를 하고 있다.

"아내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껏 옷 한 벌, 양말 한 짝 사줘 본적 없이 늘 아내를 고생시켰죠"
"하지만 아내를 위해 물질적인 것으로는 보상을 할 수 없지만 늘 마음만큼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나무 뿌리 작품만도 100여점 남짓 대부분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몇 작품을 빼고는 광택제 사용도 하지 않고 직접 문질러 반질반질한 광택을 냈다.

특히 나체 모습을 하고 있는 여인상, 베개를 안고 있는 듯한 여인상은 매우 인상적이다.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도 많지만 김씨는 자신의 작품은 판매하지 않는 것을 철칙하고 하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작품을 연출 전시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김씨의 작품은 작품하나 만 덩그러니 전시해서는 빛을 낼 수가 없다. 작품 작품마다 상황에 맞는 주변상황을 연출해야 작품이 제대로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란다.

우선 당장은 작품을 전시할 여력이 되지 못하지만 미대에서 조각을 공부하는 아들과 함께 언젠가는 작품을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들이 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예술가의 길을 걷는 다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한 길이 아니기 때문이죠"

김씨는 말한다. 특히 뿌리작품의 경우는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그것은 자연의 최대의 선물이라고.
"자연보다도 훌륭한 조각가는 없습니다. 어떤 훌륭한 조각가라도 결코 자연보다 훌륭할 수는 없죠"

산을 69번 올라도 한 작품도 건지지 못 할 때도 있는가 하면 산에 오른지 20여분만에 훌륭한 작품을 얻을 수도 있는 것처럼 하나의 훌륭한 작품을 만나는 것은 운명같은 것이란다.

김씨는 그동안 청도리에 살다 작년에 이곳 황산면으로 이사해, 요즘은 작품활동보다는 하루 종일 집에서 서예와 난을 치고, 한학, 관상학을 공부하며 지낸다고 한다.

송순영  ssy@gj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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