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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한길서점> 온규석 대표"책 속에서 뛴 나의 한 길", 김제의 포레스트 검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거리에 있는 <한길서점>은 불과 15평 남짓한 소형서점이다.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고객이 원하는 많은 책을 보유할 순 없지만 대치동 학원가의 한복판, 참고서 메카로서 만큼은 19년째 불황을 모르는 노른자위 상권이기도 하다.

여기 주인지기로 있는 온규석(58세)씨는 그의 책방 이름대로 '한길'만을 걸어온 인생을 지닌 채, 평생을 책과의 인연으로 살아온 40여년. 그만의 '마이웨이' 전부를 '서점 한길'에 쏟았다.

김제 신풍리가 고향이던 그는, 중앙초교와 김제중(11회), 그리고 김제고(11회)를 졸업한 후, 지난 63년도에 상경하여 건국대 정치외교학과(64학번)를 졸업하고 매형이 운영하던 <서울서점>에서 근무하게 된다.

고도서 전문점인 <통문관>과 더불어 고서점 양대산맥을 이루던 서울서점에서 책과의 인연을 시작한 뒤, 19년전, 개발이 한참 진행되던 이곳 대치동으로 건너와 6300만원을 투자하여 지금의 한길서점을 열었고, 이젠 권리금만해도 1억5천만원이 넘는 황금상권으로 그의 '한길'은 변신해 있다.

하지만 그런 그도 한때 정치외유의 길을 걷기도 했다. 지난 해 민주당 경선시에 이인제후보 경선대책위 강남지역 본부장을 맡아 활동했던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 활동을 스스로 '마지막 정치행위'라고 결론짓고 더 이상의 정치성 활동금지를 선언한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예외로 정했다. 그것은 이건식 위원장과의 인연이다. 김제중학교 11회동기동창인 이 위원장과의 관계도 관계지만 그의 인간성과 정치적 희망을 믿는 이유로 그가 또 출마하게 된다면 '협조야 당연지사 아니겠느냐?"고 되묻기 때문이다.

그의 걸음걸이는 지금 자유스럽지 못하다. 김제고 시절, 100미터 달리기에서 12.9초로 전교 1등을 차지했던 그는, 당시 육상선수를 권유받았지만, 급성다발성 신경염을 앓아 왼쪽다리가 부자유스러워지자 김제의 포레스트 검프를 꿈꾸었던 희망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달리는 꿈을 접고 책과의 인연에, 그 한길로 간지 40년. 뒤돌아 보지 않고 달렸던 이순의 세월을 목전에 둔 채, 그는 지금 외로울 수밖에 없다.

저문 나이도 나이지만 시중 서점의 대형화 추세와 온라인 서점으로 인한 중소형 서점의 저무는 황혼기를 지켜보며 그의 마음이 씁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4~5년간 더 영업할 생각입니다. 강남의 소형서점 100여개중 현재 40여개만 남을 정도로 대형화추세의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소형서점이 없어지는 대신 대형문고의 지점형식으로 동네서점들이 머지않아 형성되겠지요"

이제 전남 영암이 고향인 부인 송점순(52세)씨와 오붓이 살아온 한 세대와 그의 전부였던 한길서점의 미래는 황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온규석 사장이 살아온 '책 안의 한길'이 한때의 외유에도 불구하고 값져 보이는 것은, 인터뷰 내내 찾아드는 손님에게 건네는 상냥함보다 불편한 다리로 그의 한길을 가로지른 '책 사랑'이 아닐까? 생각드는 것이고, '책방은 사라져도 책은 사라질 수 없다'는 그의 단호한 지론 때문일 것이다.
▲ 한길서점 연락처 02-3453-1626~7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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