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순 식 모악향토문화연구회장

  그의 자(子)는 언결(彦潔)이고 호(號)는 일헌(逸軒)이며 본관은 야성(野城 - 현 영덕(盈德)의 고호(古號)로 대대로 평해(平海)군 기성면 사동리에서 살다가 임진년(壬辰年)에 영해(寧海 - 현 창수면 인양리)로 이사한 뒤, 그 해 7월 8일에 웅치작전(熊雉作戰)에서 김제군수(金堤郡守) 현직(現職)에 있으면서 어명(御命)을 받고 출전하여 최후까지 싸우다가 전사한 장군이시고 우리고장의 군수이시다 .

  정담(鄭湛)은 선조 16년(1583년) 36세의 나이로 무과(武科)에 급제함으로서 탄탄한 관로가 열렸으니 무관 급제를 계기로 신립(申砬)장군의 아장(牙將)으로 크게 발탁되면서, 순변사(巡邊使) '김수'의 신복 부하가 되고 이어 용양 위부장(龍讓 衛部長)이 되고, 선조 17년에는 회령 도호부 판관(會寧 都護部 判官)으로 전격 승진하였다.

  이미 이때에 정담은 탁월한 무신으로 알려져 선조(宣祖)가 지방을 수비할 인물을 천거하였을 때에 수 백 명의 장군 중에서 근실(勤實)하고 충근(忠勤)하기는 정담(鄭湛)만한 자를 보지 못하였다고 추천한 바 있다.

  선조 22년(1589년)에는 강원도 도호부 판관(江原道 都護部 判官)의 중직을 맡으면서 피폐한 부민(府民)들에게 권농(勸農)의 모범을 보이는 위민정치를 베풀어 주민 모두가 감복하였다고 한다.

  동년 25년(1592년)에 임진왜란의 발발을 계기로 그 해 4월 청주목사(淸州牧使)로 임명되었다가 육전(陸戰)에서 참담한 연패(連敗)로 곡창의 지대인 호남방어(湖南防禦)가 긴박(緊縛)한 상태에서 곡창지대의 요새(要塞)인 김제 방위의 적임자로서 발탁되어 그 해 4월 19일자로 김제군수(金堤郡守)로 긴급발령하였다.

  긴박한 국난에 처한 상황에서 정담(鄭湛)에게 이와 같은 중책의 임무를 부여하게 된 배경에는 그 동안 정담의 비범한 관력(官歷)이 크게 작용되었던 것이다.

  곡창지대인 호남을 수호하는 데에는 이치(梨峙)와 웅치(熊峙)의 양 협곡준령(峽谷峻嶺)을 방어하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었다.

  전라도 절제사 권율(權慄)이 군대를 보내 왜적을 웅치(熊峙)에서 패퇴시켰다. 왜병이 또 이치(梨峙)를 범하자 동복현감황진(同福縣監黃進)이 폐퇴시켰다. 이 때 적이 금산(錦山)에서 웅치를 넘어 전주 경내로 들어오려 하니, 나주 판관 이복남(羅州 判官 李福男) 황박(黃璞), 정담(鄭湛)과 같이 험준한 산을 근거로 결사항전하였고, 감사 이광(監司 李洸)이 군대를 보내 조전하였다.

적의 선봉 수천이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오니 복남 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혈전하여 활로 쓰러뜨린 시체가 셀 수 없을 정도여서 적은 패각(敗却)하였다. 다음날 새벽 적이 대군을 이끌고 이르니 산곡(山谷)에 적군이 가득하고 총화가 우레와 같았다. 복남 들이 죽을 각오로 싸웠으나 대적하지 못하고 물러나고 황박군도 무너져 복남진에 들어오는데 정담(鄭湛)은 처음부터 역전(力戰)하여 친히 홍기(紅旗) 아래 백마(白馬)를 탄 적장(賊將)을 쏘아 죽이니 적이 위세에 눌려 물러갔다.

이에 나주군이 후퇴하자 정담은  軍이 되어 포위되었다. 장좌(將佐)들이 정담에게 퇴진하기를 권했으나 정담은 말하기를 "차라리 적 하나를 죽이고 죽을지언정 차마 몸을 빼내어 도망하여 적으로 하여금 장구(長驅)하게 할 수 없다" 라고 하며, 수립부동(竪立不動)하여 활을 계속 쏘니 백발백중이었다. 잠시 후 적병이 사방으로 포위하니 병들은 모두 흩어져 도망하였고 정담은 힘이 다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정담은 스스로 군상(君上)이 파월(播越)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분분(奮憤)하며, 필사보국(必死報國) 할 것을 맹세하고, 발병하는 날 살생제사(殺生祭祀)라고 맹세를 고한 후에 떠났다. 

  군민(君民)들이 그 충의에 감격하고 조정에 진정하고 증관정려(贈官旌閭)를 거듭 간청하였다.

  적들이 웅치전에서 죽은 시신을 모아 노변에 묻어 여러개의 대총을 만들고 그 위에 '조조선국충간의담(弔朝鮮國忠肝義膽)'이라고 썼다.

  고인이 가신지 410년이 지났다
  적국 왜군들도 정 장군의 애국충정에 감복하여 흙과 돌을 모아 무덤을 만들었는데 우리 김제시민은 무엇을 어떻게 하여왔는가?

  우리 김제시민은 그 동안 고인의 영령을 위해 고인의 무덤에 흙 한줌 놓은 일이 있었던가?

  우리는 고인의 충혼을 기리기 위하여 무엇을 하였던가?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우리는 웅치작전의 역사적인 의의를 찾고 정담장군의 위대한 순국 호국정신을 길이 받들어 이를 후세에게 전하는 지속적인 기념사업을 해야할 것이다.

※참고자료 - 국역『충열록』- 야성정씨 참판공파 발행
                     『임진왜란과 정담장군』 - 홍익대 박상환교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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