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고을야구단 회원 단체사진

야구실력보다 회원화합이 우선

▲ 강상우 단장

  벼고을야구단(단장 강상우·감독 박종혁)은 김제를 연고로 하는 오로지 회원들의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뭉쳐진 회원수 17명의 사회인야구단 이다.

 벼고을야구단은 지난해말 창단되어 올해초부터 본격적인 구단활동을 벌이고 있는 팀으로, 2월말부터 지금까지 김제를 비롯한 타 지역 동호인팀들과 20여 차례의 교류전을 치르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차츰 실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벼고을야구단의 팀 명칭은 김제의 옛 지명이자 순우리말인 '벼고을'을 그대로 사용해 연고지의 짙은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있으며, 유니폼은 상의 오렌지색, 하의는 검정색으로 독특하면서도 눈에 띄는 색감으로 과거 한국 프로야구의 대명사로 통했던, 또 호남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해태타이거즈'의 향수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강상우 단장은 "우리팀은 올해초 여러가지 사정상 김제시야구연합회에 가입하지 못했지만, 감독을 비롯한 회원들이 친형제와도 같은 정을 나누며 팀을 다져나가고 있고, 타 지역 동호인들과의 교류도 원만히 이루어 지고 있어 훈련과 경기를 병행해 가며 즐겁게 팀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벼고을야구단은 아직 김제시야구연합회에는 가입하지 않은 상태지만, 회원들과의 단합과 경기경험을 쌓는 것에는 별다른 문제나 어려움없이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원간의 화합과 뜨거운 열정으로 서로를 다독여 가며 야구실력 이상의 소중한 지역 선후배간의 정(情)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벼고을야구단의 뜨거운 야구열정

▲ 매월 1~2회씩 타 구단 동호회들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교류를 쌓아가고 있다.

  사회인야구단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벼고을야구단 역시 야구열정 만큼은 어느 구단 못지않게 뜨겁다. 사회인야구단의 특성상 회원들이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은 주로 주말에 국한되어 있다. 

 현재 우리시에는 8개의 사회인야구단이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버젖한 전용공간 하나 없는 상태로, 연합회 역시 김제시의 묵인 하에 예전 김제온천지구 택지의 일부를 임시구장으로 사용하며 자체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각 팀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무데서나 야구방망이를 휘두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벼고을야구단 역시 창단초기 연습공간이 마땅치 않아 고민을 거듭해 오다, 지난 5월 김제여중(교장 소병희)을 찾아 학교장으로 부터 공휴일 및 주말시간 운동장 사용승인을 받아 회원들이 마음껏 치고 달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학교측에 양해를 구해 학교수업에 지장이 없는 공간에 투수 마운드를 다지고 백넷(Back-Net·뒷그물)을 설치하는 등, 모든 작업을 회원들이 힘을 합해 진행했다.

  그 결과 벼고을야구단 만의 전용 구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이곳을 왔다간 모든 사회인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정규 규격의 야구장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매월 1~2회씩 경기를 진행해 왔을 정도로 커다란 불편함 없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다만 홈런성 타구가 나올때마다 기쁨에 앞서, '야구공이 학교 유리창을 빗겨 나가기를 빌며 조마조마 해 한다'는 에피소드는 조금은 안타깝게 들려왔다.  

  벼고을야구단 박종혁 감독은 "이나마 운동장 사용을 허락해준 학교측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하고, 회원들의 하나같은 열정이 전달된 것 같다"라고 전하며 "전국의 모든 사회인팀들이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시에도 야구동호인들을 위한 전용공간 마련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 붙였다.

  한편 벼고을야구단 측에서는 학교측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우수학생 장학금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벼고을야구단의 열성팬은 가족들
     

▲ 매 경기가 있을 때마다 가족들이 운동장을 찾아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벼고을야구단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팀 분위기가 만들어 진 것은 단장이나 감독의 리더쉽도 중요하겠지만, 그 화합의 밑바탕에는 가족들의 응원과 격려가 무엇보다 크다.

 구단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자연스럽게 '벼고을사모회'(회장 김세미)가 조직되었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사모회원들과 가족들이 간식거리를 챙겨 경기장을 찾아 열성적인 응원으로 회원들의 사기를 돋군다. 

  박 감독은 "게임 내용이 좋지않고, 패 했을때도 인상을 찌푸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자연히 웃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패 했더라도 가족들의 애교섞인 질타와 함께 보내주는 격려가 회원들을 하나로 묶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지난 11월초, 벼고을야구단이 친선경기만을 치러오다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 창단이래 처음으로 공식 출전했던 토너먼트대회 '제3회 논산야구연합회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18개팀 출전)에서 개막식 참가인원이 가장 많은 팀에게 돌아가는 참가상을 검어 쥘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가족들의 열렬한 응원과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팀내에서 타율이 가장 좋은 문중구 회원

  박 감독은 "회원 모두가 부담없이 야구를 즐기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짜여진 스케쥴과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지금의 분위기에 만족한다"라고 전하며 "연합회 가입문제는 회원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구 불모지인 우리지역에서 선수출신 하나없이 회원들의 열정하나로 뭉쳐,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벼고을야구단이 앞으로 더욱 왕성한 활동으로 선전을 펼쳐 김제를 대표하는 사회인팀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한편 우리지역에는 벼고을야구단을 포함, 8개구단·200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 중에 있으며, 지난해말 김제시생활체육야구연합회가 구성되었고 관내 7개 동호인팀들이 참가하는 주말리그가 4월~10월까지 진행됐었다.(※네이버 검색창에 '벼고을야구단'을 쳐보세요)

▲ 벼고을야구단은 김제여중 운동장을 전용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학교측의 양해를 얻어 운동장 한켠에 투수마운드와 백넷을 설치해 야구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동준 시민/객원기자  ldj9485@hanmail.net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