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점? 우리 지역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바야흐로 체인점 열풍이다. 동일한 메이커 제품을 취급하는 소매상점을 여러 곳에 두고 중앙에서 통제·경영하는 점포 조직을 뜻하는 체인점은 도시는 물론 시골 곳곳까지 촘촘하게 파고들어 어지간한 유망 사업은 모조리 접수한 상태다. 

  이는 우리지역 김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체인점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치킨-피자 등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24시 음식점-커피숍-편의점-마트-빵집-옷가게 등 날이 갈수록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봤을 때 그나마 버티고있는(?) 일부 다른 업종들 역시 언제 체인점 역풍을 맞을지 모를 일이다. 

  최근 들어 우리지역에서 두드러지는 체인점 특징중 하나는 순간적인 몰아치기 창업 열풍이다. 늦은 시간 지역내 야식-밥집 등이 일찍 문닫는 특성을 타고 치킨집이 재미를 보자 우후죽순처럼 동일업종이 생겨나는가하면 요즘 들어서는 커피숍-편의점 등이 시장규모를 초과한 비상식적인 숫자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상황을 체크하고 업주 각자의 성향을 고려하기보다는 어떤 것이 좋다면 물불 안가리고 유행처럼 따라가는 모습이다. 

  물론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는 것은 충분히 그만한 매력이 어필됐기 때문이다. 사업이라는 것은 항상 불안정성을 띄고있는지라 창업을 꿈꾸는 업주들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부분의 체인점은 생필품 혹은 일상 생활에 깊숙이 관여된 물품위주로 가는지라 큰돈을 못 벌더라도 기본은 할 것이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십상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현재 불고있는 체인점 열풍은 우리지역의 시장성-상황 등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도시권에서 잘되니까 지방으로 내려와서 뿌리를 내리고 있을 뿐 사업시 필요한 여러 가지 제반사항에서 놓치고 들어가는 부분이 상당하다.

  체인점은 그 단어에 담긴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저하게 본사 위주다. 본사에서 원하는 통일성의 기준에 맞게 인테리어를 꾸며야하고 상품-재료는 물론 운영방식에서도 간섭을 피하기 어렵다. 사업에 익숙치 않은 이들 입장에서는 하나둘 챙겨주는 시스템이 편할지 모르겠으나 반대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본사에서 타지역에 체인점을 내주는 이유는 단순하다. 표면적으로는 같이 공생하자는 의미를 내세울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본사의 이익이 가장 첫 번째다. 일단 체인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상당한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사 중간에 업주가 망하더라도 본사가 받는 데미지는 크지 않다. 

  우리지역에서 패스트푸드 관련 체인점을 하고있는 한 업주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체인점을 시작했지만 비체인점에 비해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아 후회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며 "어차피 김제 토박이에 어느 정도의 인맥을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꼭 체인점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최근 들어서 느낀다"고 말했다. 체인점의 편리한 시스템은 분명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무조건적으로 대세를 따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시골지역의 특성중 하나는 좁은 시장성으로 인한 촘촘한 인맥관계다. 이는 먹거리부분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데, 맛에서 월등한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나와 연관이 있는 곳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과정에서 어지간한 메이커는 무시되기 일쑤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메이커를 따질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메이커보다는 인맥이 앞선다. 

  비체인점을 운영하면서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있는 ㅎ아무개씨는 "체인점에 의지하기보다 내가 스스로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영업에도 신경 쓴다면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도 어렵지 않다"며 "어차피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정한지라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모험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주체는 본사가 아닌 업주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종수 시민/객원기자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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