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 ㅅ씨는 순동산단의 한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한달에 이틀만 쉬고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했지만, 연봉은 2천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그래도 일자리가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열심히 일했으나, 추운겨울에 난방이 안되는 곳에서 뜨거운 김을 쐬며 일하다보니 독감이 심해져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옮긴 곳은 하루 10시간 근무로 몸이 조금 편하긴 하지만 연봉이 2천만원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휴일도 없고 휴가라도 갈라치면 직장동료들의 눈치가 보일 뿐더러 쉰날만큼 급여가 삭감되기 때문에 이도 여의치 않다. 

  그러나 ㅅ씨는 요즘같은 불황에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특정인이 아닌 우리 주변에 아주 흔히 있는 일이다.

  반면 김제시청 공무원의 평균연봉은 5급 사무관은 6500만원, 6급은 5500만원, 7급은 45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자녀학비는 물론 노후가 보장되며, 유급휴가에다 휴일도 많다.

  또한 이건식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인기정책을 펴면서 각종 공무원 복지예산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휴가를 위해 이미 많은 콘도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올해 예산에 콘도구입비 2억원을 추가로 세웠고, 퇴직공무원 해외연수와 위로, 퇴임행사등에 7300만원, 6급해외연수 2천만원, 공무원교육여비 3억3천만원, 공무원명랑운동회 6천만원, 공무원노조해외견학 3천만원외에도 노사문화정착워크숖 1500만원, 해외베낭여행, 각종 수당 등 부지기수이며, 아쉽게도 이들 예산은 모두 시민의 혈세인 시비다. 이 때문인지 최근 시비를 들여 벌이고 있는 각종 부서의 단합대회에 시장이 참석할 경우 건배제의로 "이건식 시장의 3선을 위하여"를 외치고 있지 않나 싶다.

  더러 시민들이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니, 잘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질 경우, 일부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내는 시비로는 월급도 되지 않는다"고 항변하지만, 시민들이 내는 세금은 시비외에도 직·간접으로 국비를 내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가하면 세금으로 해외여행도 가는게 맞는 말이다.

  따라서 공무원은 시민의 공복으로서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상당수 공무원들이 적당주의와 보신주의에 빠져 복지부동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 도시과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성산공원내에 있는 민가도 공원의 가치 뿐 아니라 잘못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거해야 마땅했지만, 존치로 방향을 잡고 사업을 종결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가 있었다. 

  또 시민의 이익보다는 눈앞에 있는 자신의 일만 보고 부서간에 협조도 이뤄지지 않는다. 예로 같은 농업기술센터 소속인 축산진흥과에서는 풀사료 생산을 위한 경영체 장비지원에 20억4천만원을 보조하는가하면, 농업정책과에서는 논 토양개량제로 비슷한 액수인 20억3627만원을 편성했다. 한쪽에서는 돈을 주며 볏짚 베는 것을 부추기고, 한쪽에서는 볏짚을 베어 토질이 나빠졌으니 땅심을 보강하라고 돈을 준다.

  같은 경제개발국 소속인 재난안전과에서는 시내 중심지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면서 50대가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덤으로 생기지만, 빗물을 담는 것만 생각할 뿐 주차장으로서의 이용에 대한 편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고, 교통행정과에서는 이를 강건너 불보듯 하면서 이용가치도 떨어지는 엉뚱한 곳에 엄청난 혈세를 들여 주차장을 만들려하고 있다.

  손발이 맞지 않아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많은 공무원들은 구태만을 반복할 뿐 새롭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서는 것을 꺼린다. 김제시청 공무원사회가 경직되어 있다보니 신규로 발령을 받아 의욕적으로 공직에 입문했던 공무원들도 머지 않아 마찬가지로 변절되고 선배들의 잘못된 관행만 따를 뿐이다. 예스맨이 되어 윗사람에게 잘보이고, 일하지 않았으니 징계 먹을 일도 없고 적당히 시간만 보내면 승진이 된다. 

  우수한 인재들이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기업이었더라면 어림도 없을 일이다.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탁월한 업무능력을 보이지 않으면, '38선'을 넘긴다해도 '사오정'에 걸리기 십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직은 이제 '신이 내린 직장'(?)이 됐다.

  고학력의 우수한 인재들이 공무원이 되고자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고 있고 경쟁도 가장 치열하다. 공직사회가 일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상황으로 조금만 변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우리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타 시·군 공무원들을 경험한 많은 이들이 "다른 곳은 일을 찾아서하고 분주히 움직이는데 유독 김제시청 공무원들은 자신의 일조차 게을리하며 일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제시 1년 예산이 5300억원을 넘어섰고, 시청 공무원들의 작은 업무 하나에 수억원의 혈세를 절약할 수도 있으며, 시민들에게 엄청난 편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김제시청 공무원들에게 말하고 싶다. 일하기 싫은 분은 그만 두시라고... 게으르고 나태한 당신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똑똑한 인재들이 일을 하지 못하고 있고, 그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고...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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