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주시장은 1952년 백산면 상정리에서 서예가 강암 송성용선생의 4남으로 출생해 백산종정초교(21회)와 익산 남성중(18회), 전주고(48회)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28세에 행정고시(24기)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고려대 대학원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직은 전주시 수습행정관을 시작으로 전라북도청에서 계장, 과장, 국장을 거쳐 전라북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냈으며, 행정자치부 교부세과장, 지방분권지원단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2005년 지방분권지원단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명예퇴직(1급 관리관)하고 민선 4기 전주시장에 도전해 재선 전주시장을 맡고 있다.

  송시장의 부친 강암선생은 자녀들에게 '대인춘풍 지기추상'을 강조하며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타인에게는 봄바람 처럼 훈훈하라'고 교육했고, 장남은 관선 전주시장을 지낸 송하철씨, 2남은 성균관대 유학대학장을 지낸 송하경씨, 3남은 고려대 문과대학장을 지낸 송하춘씨이며, 4남이 송하진시장이다.

  최근 우리시의 각종 행사에 얼굴을 보이며 오랫동안 떠나있던 고향의 시민들과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전주시장실에서 송하진시장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고향이 김제이기 때문에 김제 시민들에게는 친숙한데, 정확히 김제 어디 출신인지?

  백산면 상정리 '여꾸다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보통 여꾸다리라고 불렀지만 나중에 자라서 확인해보니 한자로는 요교(蓼橋)마을, 우리말로는 여뀌다리가 정확한 표현이었습니다. 여뀌풀이 많이 자라고 마을 앞을 흐르는 내 위로 작은 다리가 하나놓여 있어서 그렇게 불렀던 것이죠.

시장님 보다는 부친이신 강암 송성용 선생과 조부님이신 유재 송기면 선생이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아버지는 김제 출신으로 공부하시고 글을 쓰는데에 일생을 전념하신 한학자이자 서예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일본 단발령에 항거해 평생 상투머리에 갓을 쓰고 한복을 입으셨던 것으로 유명하시지요. 아버지가 상투머리를 고집한 이유는 할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습니다. 유재(裕齋)란 호에 기(基)자 면(冕)자를 쓰셨던 할아버지는 구한말 성리학의 대가인 간재(艮齋) 전주의 선생의 제자로 학문이 깊으신 분이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실 즈음 아버지를 불러 절대 머리를 깎지 말고 내 정신을 이어달라는 말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김제를 대표하는 명문가 출신인데 김제에서는 언제까지 살았는지?

  1965년에 전주로 이사를 나올 때까지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종정초등학교를 다녔고 익산 남성중학교에 진학해서도 김제에서 통학을 했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초등학교 시절, 그리고 예민했던 풋소년 시절이었던 청소년기까지를 보낸 셈이죠. 유년기의 따뜻하고 소중한 추억들이 모두 이곳 김제에 남아 있어서인지 김제에 가면 항상 기분이 좋습니다.

민선 4기를 거쳐 민선 5기 전주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전주한옥마을'이 아주 유명한 관광지가 됐는데 비결은?

  2002년에만 해도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연간 관광객이 30만명이었습니다만, 2012년에는 493만명까지 증가했고, 올해에는 5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려한 아스팔트 문화 위에 외롭게 남아 있던 낡은 우리네 살림집들이 새삼 사랑받고 있는 것이죠. 한옥마을의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도, 세련된 도시문화에 비해 불편하고 뒤처졌다고 생각됐던 전통적 생활공간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따뜻한 정서와 멋을 품고 있다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2009년에 개통한 은행로와 실개천은 전통과 생태환경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풍경을 선사하면서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를 불러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밖에도 전통도시경관을 위한 지중화 사업과 골목길 정비 등을 통한 도시 디자인을 밝고 아름답게 가꾸고 한옥, 한식, 한지, 판소리 등 전주가 보유한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한 것도 한옥마을의 성공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전주와 김제 모두 농업과 아주 관계가 깊은데 농업발전에 대한 시장님의 개인적인 생각은?

  저의 뿌리는 농업입니다. 제 큰 누님께서는 여전히 김제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누님께서 농업에 종사하시면서 가족들을 위해 쌀을 해마다 보내주시는게 저에게는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산업화로 인해서 농업사회였던 전북의 도세가 약해진 것도 사실입니다만, 여전히 농업은 우리의 중심입니다. 미래산업으로서의 농업이라는 산업 그 자체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식량안보', '식량주권'이 인류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농업이 21세기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시장논리가 사회를 움직이는 가운데에서 농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행정이 필요한 것이고 정치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겠죠. 농업이라는 산업 자체의 고부가가치화는 물론이고 농촌 자체의 질적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또 도시와의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일들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제가 많은 고민과 노력을 쏟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제 시민들에게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제 시민 여러분,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만나 뵙게 돼 기쁩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습니다만 고향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게다가 김제는 저에게 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곳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저는 스스로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어야 한다며 제 맘을 다잡습니다. 고향에 계시는 김제 시민 여러분을 생각할 때도 그런 마음가짐을 하게 됩니다. 고향이 자랑하고 아낄 만한 정치인, 행정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또, 더 나아가서는 김제발전에 이바지할수 있는 사람도 되어야 하겠지요. 앞으로 고향 김제의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격려와 애정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송하진 전주시장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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