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식시장의 3선 초반행보를 보면서, 이 시장이 임기중에 시장직을 그만두고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웬만한 각종행사에 대부분 참석하고 선심성 예산은 줄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시장이 "다시는 표 받는 일을 하지 않겠다"며 총선 불출마의사와 함께 시장직에 전념하면서 엄청난 시비를 써야하는 시장 보궐선거를 치르지는 않았지만, 기자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자치단체장은 3선제한으로 묶여 있음에도 마치 4선시장에 도전하는 분위기다.

  3선시장 임기도 절반이 지났고, 길어봐야 앞으로 2년간 시장을 하면 야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쯤이면 각종행사 참여나 선심성사업보다는 지난 10년간의 업무를 되돌아보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업은 없었는지, 실수는 없었는지, 표를 의식해 지나친 선심행정은 하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몇일 후면 이 시장의 취임 10주년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을 우리시 수장으로 있었다. 인구감소를 막지는 못했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열악한 재정 탓에 밤낮없이 중앙정부에 올라가 예산을 구걸하다시피 했다. 새만금2호방조제 확보, 종자산업단지 유치, 국립청소년체험센터 유치, 작은영화관 조성, 지평선축제 활성화 등 그의 업적도 세월만큼이나 켜켜이 쌓였다.

  우리시 올해 본예산을 보면 지방세가 372억원, 세외수입이 142억원으로 우리시 자체수입은 514억원에 불과한데, 공무원 인건비는 761억원으로 시민의 세금을 다 걷어봐야 공무원 월급의 3분의 2 밖에 주지 못한다.

  공무원 월급이야 국가에서 주지만, 국가에서는 사회복지 예산의 증대에 따라 각종 대형사업을 추진할때 국비부담을 줄이고 대신 지방비(시비) 부담을 늘려가고 있다. 국책사업유치나 각종 기반시설 구축, 주민편의시설 설치에 많은 시비가 필요하지만, 반대로 우리시는 인구감소와 담배소비세 감소, 자동차세 차령별 부과, 상대적 재산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재산세 약화 등 각종 지방세 확보가 힘겨운 상황이다.

  이럴때 일수록 선심성 예산, 효과없는 시비부담, 각종 경비 등 불필요한 시비 지출을 줄이고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한다. 그러나 이 시장의 임기동안 민간경상보조나 사회단체 보조금이 증가하고 있고, 각종단체들이 시 공공자산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는 갈수록 이를 확대하고 있다.

  단체가 한번 둥지를 틀면 내보내기는 어렵고, 단체가 시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동안 시는 시민 혈세를 들여 건물 리모델링과 유지 보수 등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예산이 아니라 기약없이 고정지출로 줄줄 세야하는 시민들의 혈세다.  총 47억원을 들여 지난 4월 준공한 장애인체육관에 6개 장애인단체를 입주시켰다. 모두 무상으로 기약없이 내줬고, 건물 유지 보수는 시의 몫이다. 

  시는 멀쩡한 교월동사무소를 두고 빚 10억을 얻어 새로 교월동사무소를 짓고 있다. 건물 짓느라 빚을 얻었으니, 가난한 우리시 살림으로는 용도폐기되는 기존 교월동사무소를 팔아서 빚을 갚는데 보태야하는게 당연한 이치임에도, 다시 기존 교월동사무소에 막대한 시비를 들여 리모델링을 한 후 7개 보훈단체를 입주시키려 하고 있다. 이외에도 문화예술회관에 건물을 새로 만들어 문화예술단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현재 시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단체를 보면 ▲구 예술회관 건물에 김제문화원·지평선축제제전위원회·생활문화예술동호회·애향운동본부 ▲시청 청사내에 민주평통 ▲여성회관내에 6.25참전전우회, 여성단체협의회·성폭력예방상담소 ▲시민운동장에는 체육회 ▲구 농관원에 행정동우회, 여성자원재활용센터 ▲구 농민상담소에 고엽제전우회 ▲구 보건소에 바르게살기협의회, 무공수훈자회 ▲구 여성회관에는 향토사연구회, 경제살리기 김제지역본부, 새만금시민공동추진위원회, 모악문화회, 사회복지협의회 등이다.

  게다가 이들 단체 대부분에는 건물 무상 임대 뿐 아니라 시비로 보조금까지 지원된다. 이들 단체 구성원들이 과연 김제시민앞에 당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시 칼럼의 앞으로 돌아가자. 3선시장 임기도 절반이 지났고, 길어봐야 앞으로 2년간 시장을 하면 야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시장은 최근 '힘찬 비상 희망찬 미래창조'를 기치로 내걸었다. 법으로 제한한 4선시장을 할게 아니라면, 후대에 빚과 감당하지 못할 짐을 넘겨주지 말고, '희망찬 미래창조'를 위해 선심행정이 아닌 악역도 감수해야 옳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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