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공간을 시가 신풍지구대 이전을 위한 부지로 절차를 뛰어넘어 경찰서에 신속하게 매각하면서 시의회와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공간이 협소한 신풍지구대 이전을 위한 국비가 지난해 확보되면서 김제경찰서는 신풍지구대 이전부지로 우리시 소유인 신풍택지내 신풍동 609-1번지(961㎡)에 대해 매각을 요청했다.

  이 자리는 당초 신풍택지내의 신풍동주민센터 이전예정부지였으나 공간이 작은데다 현 신풍동주민센터 주변에 주차공간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신풍동주민센터 이전은 어려운 공공용지였다.  또 주변에 석촌숯불갈비, 대한민국마트, 해바라기유치원, 군산횟집, 대방아파트 등 상가와 음식점, 교육기관, 주거공간 등이 밀집해 있어 주차난이 심각한 곳이었다. 이에 시가 이 부지를 평탄작업 후 자갈을 깔아 임시주차장으로 개방하면서 인근 주차난이 일부나마 해소되자 인근주민 뿐 아니라 이용하는 시민들도 크게 환영했었다.

  그러나 시가 경찰서의 요청에 따라 시의회의 보고나, 주민의견수렴없이 신속하게 매각을 마쳐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시는 경찰서의 매각협조요청 20일만에 공유재산심의회를 개최해 신속하게 매각을 결정했고, 결정 1주일만에 감정평가를 마쳤으며, 매각요청 2개월만에 경찰서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계약 체결시까지 거쳐여할 각종 절차를 거꾸로 체결 이후에 진행하는 나약함까지 보였다.

  시와 경찰서의 매매계약은 지난 3월 30일 체결됐으나, 주민공람공고는 6월 10일에야 실시했고, 6월 11일부터 26일까지 공람기간을 잡았지만 이 기간은 토요일로 시작해서 일요일로 끝나는, 다시 말해 기간동안 6일이 휴일이다. 법적으로 14일 이상 공람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날수로는 16일이지만 평일은 10일에 불과하다.

  조용히 형식적으로 치러진 공람기간동안 주민의견은 없는 것으로 처리됐고, 관련부서인 건축과·건설과·안전총괄과·상하수도과·환경과의 의견 및 조치계획도 매각 3개월이 지나서 회계과에 제출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간 시가 각종 중요현안에 대해 시의회에 보고하는게 일상이었지만, 이 부지 매각에 대해서는 "시의회 동의를 얻어야하는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시의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시의원들의 반발을 크게 샀다.

  일부 의원들은 "과연 김제시가 시민들의 민원에 대해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신속하게 처리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힘있는 기관이라해서 쩔쩔매며 특혜성 처리를 한다면 김제시 행정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되겠냐"고 집행부를 질타했다.  시가 매각해버린 신풍지구대 이전 예정부지는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해도 저녁식사시간이면 주차난이 심각한 상황이고, 인근에 주차장으로 활용할 마땅한 대체부지도 없다. 시는 인근 한전 김제지점과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과 협조해 야간에 주차장을 개방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우리시민의 생활패턴을 감안하면 거리가 멀다.

  시가 매각한 이곳의 면적은 961㎡(291평)으로 매각금액은 3억2618만원이며, 평당 112만원 꼴이다. 많은 시민들은 "주민의 의견수렴도 없이 시민의 편의공간을 헐값에 저자세로 경찰서에 넘겨줬다"고 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변상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상가 복판에 신풍지구대가 들어서면 주차난 뿐 아니라 매출감소가 우려된다"고 울상이다.

  신풍지구대의 관할구역은 신풍동 관할인 양전동과 서정동·월설동·도장동 및 황산면 전 지역과 검산동 관할인 순동과 백학동·상동동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굳이 경찰서와 지근거리에 있을 이유가 없고, 신속한 출동을 위해서는 시 소유인 구 검산동사무소부지도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시나 경찰서는 주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므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신풍지구대 이전부지 선정을 재고해야 한다.

▲ 신풍지구대 이전 예정부지(원내)는 인근 주차난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자리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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