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자치·행정
황당한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눈감고 귀막은 무모한 도전
실패 거듭하며 혈세만 낭비
의회 차원의 특별감사 필요

  눈과 귀를 막은 벽골제아리랑사업소가 시민들의 여론을 무시한 채 막대한 세금을 들여 결과가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만 주어지는 기회에 불나방처럼 달라 들었다.

  지난 2016년 7월 벽골제 세계유산 등재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한 시가 용역비 등 1억 3500만원을 들여 슬그머니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 지난 5월 1일 문화재위원회 전원의 '부결' 의견으로 벽골제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가 무산되자 이를 '쉬쉬'하고 있던 시가 지난 2일 4300여만원을 들여 사례조사 용역을 맏겨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2월부터 현재까지 시는 총 41억96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벽골제 수문인 중심거의 위치 및 축조방법 확인부터 수여거 지표조사와 유통거 시굴조사 등을 실시하는 한편 지난 2007년부터는 각종 학술세미나와 문화재 학술발굴조사, 고환경분석 등을 진행해 왔다.

  이 결과를 토대로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용역을 마친 시는 지난 3월 26일 잠정목록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세계문화유산의 등재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문화재위원회가 잠정목록을 선정하면 문화재청장은 잠정목록 중 우선등재목록을 선정하게 된다. 이후 우선등재목록 중 2개를 선정해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를 선정하면 문화재청장은 등재신청 후보 중 1개를 선정해 정식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한다.

  그러면 유네스코는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며, 내부회의를 거쳐 유산을 평가,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결정 순으로 진행된다.

  등재과정이 복잡한 만큼 만약 철저한 준비를 하지 못하거나 기준에 미달해 한번에 등재결정을 받지 못하면 다시는 세계유산신청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섣부른 등재신청으로 인해 자칫 미래의 기회가 박탈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하지만 시는 기어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막무가내 식으로 잠정목록 등재신청을 진행했다.

  수십억원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위원회가 공개한 회의록을 살펴보면 시가 얼마나 시민들의 의견과 그간 진행했던 연구 및 조사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했는지 알 수 있다.

  회의록에서는 벽골제의 가치도출과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에 대한 조사연구가 미흡하며, 또한 대상유적의 원형, 시기, 변화, 운용체계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 근거자료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전문가 사전검토 및 현장조사 결과 ▲등재신청 기준 미충족 ▲완전성과 진정성 충족을 위한 기초연구 축적 필요 ▲비교분석 부족 ▲유산구역 재조정과 축조시기, 운영,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자료 마련 등을 요구하는 한편 벽골제가 '방조제'였는지, '제방'이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전제조건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본지는 '벽골제의 진실규명이 우선이다'라는 글을 통해 시의 막무가내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본지는 지면을 빌어 "벽골제의 축조 목적이 당초 우리가 역사적으로 당연하게 알고 있었던 저수지의 '제방'의 역할이었는지, 아니면 바닷물의 침입을 막기위한 '방조제'였는지에 대한 진실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제방'으로서의 역할과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박상현 외 4명이 공동저술한 '벽골제의 방조제 가능성에 관한 연구' 논문을 근거로 '방조제'로서의 역할론에 대한 다툼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적 이후 여전히 벽골제가 '제방'이였나, '방조제'이었나는 가장 근본적인 논쟁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시의 경거망동으로 인해 1억3천여만원이라는 큰 돈이 공중분해 된 셈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시는 지난 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사례조사 연구용역'을 위해 시비 4300여만원을 풀었다.

  문화재청에서 벽골제 진실규명을 위한 지질조사를 먼저 수행하라고 우회적으로 답을 알려주고 있는데도 시는 예산낭비의 성격이 짙은 사업을 수행하려고 하는 것도 모자라 오는 2025년까지 9억 3천여만원의 시비를 들여 ▲학술용역, 공무원·시민 대상 교육 ▲학술대회 ▲추진위원회 운영 ▲안내자료 발간 등의 사업을 펼칠 요량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누가봐도 지질조사를 먼저하는 것이 상식이다. 결국 시는 상식을 불통과 불협이라는 양념을 겻들여 '잠재목록 부결'이라는 비상식적인 결과물을 내 놓았다. 이 과정에서 억단위가 넘는 시민의 세금이 낭비됐고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일을 진행한 담당 공무원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책임을 져야 옳다는 것이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선량한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또한 스스로가 시민의 대변자라고 표하고 있는 시의회는 특별감사를 조직해 벽골제아리랑사업소가 그간 수십억을 들여 벽골제 발굴 및 학술용역 등으로 지출한 시민혈세에 관한 세부내역을 반드시 들여다 봄으로서 일련의 사실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성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