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소방서서장 윤병헌

환경부가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 발생 및 대응 취약성 정도를 지자체별로 평가한 '폭염 취약성 지수'를 지난 1일 공개했다.

  ▲기후노출 ▲민감도 ▲적응능력 등 3개 부문의 결과를 합산해 분석한 결과 '대프리카'라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더운 대구가 가장 취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북도 일대가 전국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초고령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것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달 25일 청하면에서 독거노인 A씨(86·여)가 자택 뒷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타지에 사는 자녀로부터 안부를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마을 이장과 경찰 등에게 사망 후 하루 만에 발견됐다.

  며칠 뒤 28일 금산면의 깨밭에서는 B씨(93·여)가 쓰러진 채로 이웃에게 발견됐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었으며 당시 체온이 41도가 넘는 상태였다.

  이처럼 기록적인 폭염은 단순 무더위를 넘어 시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전국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2201명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31명이다. 이와 같은 통계는 집계 이래 최대치라 한다.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은 열경련, 열실신, 일사병, 열사병 4가지를 대표적으로 들을 수 있다. 첫째 열경련은 과다한 땀의 배출로 전해질이 고갈되어 발생하는 근육경련과 피로감 증상으로 시원한 장소에서의 휴식과 이온음료의 섭취가 필요하다.

  둘째 열실신은 체표면의 혈액순환이 늘어나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한 경우가 생겨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로서 어지러움, 오심, 발한 증상으로 대개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스스로 회복 된다.

  셋째 일사병은 강한 햇볕에 장기간 노출됨으로써 염분과 수분이 소실돼 생기는 질환으로 노인에게 흔히 발생한다.

  넷째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잃으면서 생기는데 발한기전 등이 망가져 지속적인 체온상승을 보이게 되며, 대개 40도가 넘는 높은 체온이 관찰되고 피부가 건조하며, 땀이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발생할 경우 치사율이 높아 열 관련 응급질환 중 가장 심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이러한 온열질환의 종류를 알고 상황에 따른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각 소방서에서는 지역별 폭염구급대를 운영 중이며 우리시 소방서에서는 구급차 5대와 소방차(펌뷸런스) 3대를 지정하고 얼음조끼, 아이스팩, 생리식염수 등 9종의 폭염 관련 구급장비를 확보해 대비 중에 있다.

  무더위로 인해 몸에 이상증상을 느꼈을 때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일찍이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안타깝게도 온열질환자들을 보면 대부분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다. 한낮에 무리하게 농사일을 하다 쓰러지는 경우가 많으며, 혼자 밭에 나가 장시간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게 되면 발견이 늦어 큰 화를 부르기도 한다.

  노약자의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폭염 날씨 속에 평상시와 다름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다. 이번 여름철은 그 어느 때보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자녀들의 관심이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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