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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방차 길 터주기' 안전을 위한 첫걸음

 

김제소방서방호팀장 소방경 정희순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작은 일이라도 힘을 모으는 '협동문화'가 매우 발달했다.

  한꺼번에 7~8명이 함께 흙을 퍼 나르고 땅을 고르는 가래라든지,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물을 퍼 올리는 맞두레, 두 사람이 발판을 밟아 곡식을 찧는 디딜방아가 그렇다. 심지어 혼자 사용해도 되는 삽에 줄을 매어 효율성 높은 협동의 도구로 만들어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는 모든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유독 두드러진 모습이라 한다.

  허나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얼마 전 아침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한 러시아 출신의 박노자 교수는 대한민국의 사회를 '각자도생'이라고 표현했다.

  각자도생이란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그는 "사회가 가면 갈수록 파편화 되고 각자가 본인이 살아남기 위해 목숨 바치듯 싸워야 하는 외로운 경쟁사회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모습은 개인의 이익 논리에 국한될 뿐, 각종 재난 및 사고현장에서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풍토가 결국 개인의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소방차량 피양의무위반과 불법주정차가 만든 골든타임 지연이다.

  '생명을 살리는 5분 골든타임'이라는 문구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 봤을 것이다. 심장이 멈춰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에게 주어지는 시간, 화재 진압의 경중이 달린 시간 등 골든타임은 짧지만 단어 그대로 중요한 시간이다. 골든타임은 자신과 가족, 이웃들의 삶과 직결돼 있다.

  위급한 상황의 순간은 예고 없이 우리 주변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해 개정된 법령에 따라 소방차 진로방해 시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된다.

  이전에는 도로교통법으로 이륜차 5만원, 승용차 7만원, 승합차 8만원의 과태료였으나 골든타임 확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우리 소방서 또한 홍보문구를 차량에 붙이고 이를 알리고 있다.

  허나 전반적인 양보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과태료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남의 사고가 아닌 내 집, 내 이웃의 사고'라는 마음이 전제돼야 한다.

  소방차량 양보는 곧 이웃사랑 실천의 첫걸음이며, 한 생명을 살리는 현대적 협동문화다.

  이 순간에도 소방차는 절실한 부름을 듣고 1초라도 신속한 도움을 주기 위해 달리고 있다. 그들의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면 쩔쩔매며 기다리고 있는 소방차에게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 그 모습을 본 주변 차량 또한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하나둘 적극 동참할 것이다.

  우리는 출동 중에 도로 위의 모든 차들이 일제히 길을 열어 주는 것을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서두에 언급 했듯이 우리나라 고유의 협동문화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다수의 이익을 생각해 더 큰 시너지효과를 거둬왔다.

  이러한 모습과 같이 소방차량 양보가 자신은 물론 모두의 안전으로 돌아온 다는 것임을 깨닫고 사회전반에 퍼져나간다면 '기적'이라는 단어는 곧 사라지고 우리 일상 속 당연하고도 흔한 모습으로 자리 잡힐 것이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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