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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십억 쓴 온라인축제, 무엇을 남겼나?

 

오상민김제시의회의원

2020년 지평선축제가 온라인으로 끝난지 한참 지났는데도 "지평선축제를 언제하냐?"고 어르신들이 묻는다. '축제가 벌써 끝났다'고 말씀을 올리면 "언제?"라며 되 물으신다.

  김제시는 코로나19 시국에서 올해 지평선축제를 비대면의 유튜브방송 위주로 진행, 13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다. 

  축제개최 여부 조차도 알지 못했던 시민을 마주치는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며 개최여부를 인지했더라도 유튜브 컨텐츠 한가지라도 재생한 시민은 단 10%도 되질 않을 것이다.

  물론 지난해도 실시간은 아니지만 유튜브 컨텐츠가 기획됐다. "올해의 연출보다 실감나게 현장을 방송한 작년 유튜브 컨텐츠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김제시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와 함께 어떤 형태로든지 영원히 지속되고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이여수스 세계보건기구(WTO) 사무총장과 마크월포트 경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는 축제를 온라인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치러진 김제지평선축제의 문제점을 며칠 전 행정사무감사 당시 지적했지만 이번 김제 문화재야행도 어떤 개선도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축제의 주체는 지역주민이어야 한다. 축제의 장은 축제를 통해 김제시민이 화합하고 단결하는 포용과 사랑의 장이기도 하다.

  김제시민은 주체로서 협동과 협력을 통해 여러 컨텐츠와 프로그램을 주도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축제가 유튜브를 통해 진행하면서 김제시민은 빠져없고 일부 연기자와 방송출연자만이 치르는 행사가 되고 말았다.

  유튜브나 라디오로 지평선축제가 치러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던 젊은층에게 조차도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많은 시민은 축제를 하는지도 모르고 축제를 봤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럴 것이 김제시 65세 이상 인구가 31.7%를 차지한다. 이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SNS, 유튜브가 뭔지도 모르는 사실상 인터넷 소외계층이다.

  서울대 최인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할 때를 조사해 보니 걷기·놀기·말하기·먹을 때가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그리고 단일행동으로 행복이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이 모두가 들어있는 여행이라 한다.

  지평선축제는 체험이고 외지에서 관광객이 오는 여행이다. 직접 체험이 아닌 유튜브로 보는 것은 축제가 아니고 방송이다. 방송을 보면 '재미있다'고 할지언정 '정말 행복했다'는 표현을 하지는 않는다.

  관광객이 오면 '이 지평선축제는 잊지 못할 행복이었다'라고, 뭐 그런 것을 남겨줘야 하는 것 아닐까?

  지평선축제 컨텐츠 중 하나로 새만금 상공을 블랙이글스가 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궁무진한 영상 컨텐츠의 바다인 유튜브 안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전투기 비행 영상들이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블랙이글스보다 더 나은 영상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것과 방송을 보는 것은 사뭇 다르다. 전투기가 실제로 내 앞으로 날아오고 굉음과 함께 전투기가 서로 충돌할 것처럼 보이는 이런 짜릿함에서 오는 흥분과 감동에서 잊을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축제를 진행해야 하고 그것이 온라인 방법 밖에 없다면 대안도 제시했다. 동시 시청자수 500명도 넘지 못한 유튜브 방송에 13억원을 투자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30분 분량이든 1시간 분량이든 지상파 전국방송으로 편성해 김제시민과 전국민이 보는 축제로 하자고 제안했다.

  지평선축제와 김제 문화재야행을 성공적이라고 집행부는 자화자찬 하지만 동시 시청자수도 저조하고 시민참여 사실도 전무한 예산 낭비의 사례로 볼 수 밖에 없다.

  29일 막을 내린 2020 김제 문화재야행의 동시 시청자수는 최대 150명을 넘지 못했고 사흘내내 평균 동시 시청자수는 80~90명을 기록했다.

  지평선축제의 시스템, 스트리밍, 공연단 섭외에 2억5500만원을 썼고, 여행 전문 유튜버에 2800만원을 사용했다. 내 돈이라면 이렇게 헤프게 예산을 사용했을까? 전형적인 '남의 돈 사용법'이다.

  기획 대부분을 우리가 아닌 용역사에 맡기다 보니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작을 위한 예산이라기 보다는 책정된 예산을 소모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였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김제 문화재야행이 진행된 사흘 내내 채팅창에는 시청 공무원과 똑같은 이름 수십명이 등장하고 경매 역시 수명의 공무원과 같은 이름의 아이디들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부디 동명이인이길 바란다.

  우리 김제시 청년들은 축제 방송에 참여하지 못했다.

  비싼 유튜버에 촬영을 맡길 것이 아니다. 외부 기획사 배불리는 축제를 이제는 그만했으면 한다.

  불가피하게 체험이 아닌 온라인축제라면 김제시 청년들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김제시 청년들이 프로그램을 만들며 작은 부분일지라도 지역 기획사들도 함께하길 바란다.

  그래야 이 막대한 예산낭비에 대해 적어도 '지역경제를 생각하고 김제시 청년들의 미래에 투자했다'라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십억원이 쓰이고 무엇을 남겼는지 알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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