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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도 필요하다오상민 김제시의회

  지방자치는 기본적으로 단체자치와 주민자치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지방자치의 경우 외형적으로 지방자치의 틀을 갖추었음에도 실제로는 중앙정부가 임명해왔던 지방정부의 책임자를 주민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중앙정부가 관장해 왔던 지방행정 일부를 지방정부의 자치영역으로 이양한 것에 불과한 행정 중심의 지방자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지방정부로 권한을 넘기는 분권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방정부의 권한을 지역주민에게 이양하거나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려는 관심과 노력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앙정부의 입장에서도 분권이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로 지방정부의 책임성 확보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주민참여 및 통제를 통한 지방정부의 책임성 확보야말로 분권을 앞당기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주민자치의 핵심은 주민참여이다. 앞으로 지방자치가 주민참여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주민참여가 강조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민주주의 형태인 대의민주주의가 지역주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다양한 폐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광역의원과 자치단체장의 무용론이 나온다.

  4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를 통해서는 주민의 선호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나마 정당 중심의 정치과정은 지방자치를 정당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만들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의 정치적 무관심과 정치불신 속에서 지방정치와 행정은 잘 조직된 일부 이익집단의 이익에 사로잡힌 모습마저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민참여는 '민주주의의 혁신'과 관련해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도출된 실질적 정치의제이다.

  중요한 것은 '공공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선출되었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과연 수요자 또는 주인으로서의 주민에게 제대로 반응하고 있는가'이다.

  둘째, 우리 사회의 분권화와 함께 건전한 지역 거버넌스를 형성하기 위해 주민참여는 필수적이다.

  새로운 거버넌스는 정부 외의 다양한 행위자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관료제적 통치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수평적 네트워크조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시도할 것을 요구한다.

  지역 거버넌스의 구조적 문제는 결국 권력 관계와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의 두드러진 점은 자치단체장이 중심이 된 집행부로의 권력집중 현상이다.

  단체장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지방자치단체에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단체장의 독점·선심성 사업·방만한 예산집행·고객-후원자 관계의 형성 등의 무책임한 행정이 벌어질 수 있다.

  더불어 '일부 지방정부 공무원과 지역 내 압력집단 그리고 의회의 영향력 있는 소수 집단 등에 의해 주요정책이 틀 지워지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현 단계에서 한국의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더 바람직한 길은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활성화해 줌으로써 책임성을 확보하며 균형 있는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이다.

  셋째, 주민들은 참여를 통해 정치과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며,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참여를 통해 정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누적되면서, 주민들은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된다.

  더 나아가 주민들이 지방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요구에 반응한다고 믿게 되면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 동시에 높아진다.

  정부 정책 과정에 대한 주민의 참여 정도에 대해서 아른스테인(1969)은 '시민참여의 사다리'라는 개념으로써 참여의 정도를 낮은 것으로부터 높은 것까지 8개의 수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맨 아랫부분의 1단계인 조작과 치유는 주민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단계다.

  조작은 참여의 흉내만을 내는 데 그치고, 치료는 책임회피의 수단으로 형식적인 심의회 등에 주민참여가 인정되는 실질적으로는 비참여라고 볼 수 있다.

  다음 2단계인 정보제공, 상담, 유화는 비록 주민의 의사가 표현되고 타진된다고 하더라도 정책 결정이나 시행 여부의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정당국이 가지고 있어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아닌 명목적 참여의 단계다.

  마지막 3단계는 주민이 권력을 갖게 되는 이 단계에서의 참여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며, 주민과 행정의 상호적 정책 결정 과정을 통해 주민이 높은 주인의식과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단계다.

  우리시의 현실을 볼까?

  해마다 시에서는, 주민이 참여하는 소규모 편익사업으로 읍면동별로 19억원씩 배정해 농로포장 및 용배수로 사업만을 한다.

  전북도에서도 '지역밀착 주민참여예산' 10억원을 우리시에 배정하지만, 이 또한 논 배수로와 안길포장에 국한된다.

  실무부서가 '주민참여예산 관련 반영 현황'이라고 가져온 자료는 대부분 민원이거나 일부 지방공무원과 영향력 있는 소수 집단의 의견을 반영한 사업들이다.

  서예문화전시관 건립, 전통농악전통체험관 조성, 수영장방수 및 타일 교체공사, 국도 23호선 아스콘 덧씌우기 공사, 백구면 제2특장차전문단지 조성, 선암자연휴양림 조성, 금구행정복지센터 조성 등등 사업들이 주민참여예산이라고 주장한다.

  설마 우리시 모든 정책과 사업이 주민참여예산으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겠지!
  자치단체장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낸 의견은 모두 주민참여예산이라는 것인가? 아니면 주민참여예산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일까?

  '주민참여예산제도'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집행-결산-평가까지 모든 예산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제도다.

  과거에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독점돼 왔던 예산의 모든 과정에 주민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직접 정하기도 하고, 예산집행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 예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224곳에서 시행되는 등 거의 모든 자치단체에서 주민통제를 통해 건전한 지방재정을 운영하고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토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시는 아른스테인의 맨 아랫부분의 1단계에 속한다.

  참여의 흉내만을 내는 데 그치고, 책임회피의 수단으로 형식적인 심의회 등에 주민참여가 인정되는, 실질으로 비참여라고 볼 수 있다.

  주민이 예산편성-집행-결산-평가까지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자치단체장 측근들이 주민참여예산 위원회 위원이 되고 자치단체장과 측근의 민원해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또한, 주민참여예산 위원회는 또다른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기구가 되어서도 안된다.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참여가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 위원회 위원 위촉현황을 보면, 읍면동은 7명 이내 총 122명의 자체 위원회가 있으며, 시 주민참여예산 위원회는 총 49명으로 평균 연령은 58.6세다.

  주민자치위원장 추천 위원 평균 연령은 61.9세다.

  직업은 농업인 33명, 자영업 9명, 회사원 2명으로 대부분 농업인과 자영업이다.

  위원회 구성이 농업인과 자영업자로 구성되고 고령자로 구성되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다양한 직업군과 청년이 포함된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해야 한다.

  제도적 통제나 참여만으로 주민참여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면에서 주민 교육을 통한 주민참여제도의 이해와 참여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김제시민과 모든 공무원에 대한 지방자치와 주민자치, 주민참여예산 제도에 대한 이해를 위해 교육도 필요하다.

  주민참여예산 학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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