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의원 김승일

  대만 연수 2,3번째 이야기에서는 우리시에 도입 가능한 정책들을 다루겠다.

  1. 국제 이주여성 센터

  대만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전통시장 격인 디화제에 택시를 타고 갔다. 숙소값을 아끼려고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곳을 예약했더니 교통비가 많이 들었다.
  디화제는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임에도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없었다. 오래된 건물들을 고치기도 하고, 새로 단장하기도 해서인지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다만 즐비하게 늘어선 오토바이들과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게 인상 깊었다.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는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많았고, 이 인구가 너무 부러웠다. 
  나라 혹은 도시가 번영하려면 결국 인구가 중요하는걸 절실히 깨달았다.
  디화제 안 건물 5층에 국제이주여성센터가 있는데, 우리시로 보면 다문화가족지원 센터이다. 기관의 역할은 비슷하니 차치하고, 우리시와 다른 점은 이주여성들이 일정 기간 지원을 받은 후에 대만에서는 직접 일자리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주여성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경제활동이 선행돼야 하는데, 시장 경제에 맡겨두는건 한계가 있다. 
  그 충격을 완화 시키고자 전화 받기 및 통역하기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후에는 센터에서 일하기도 하고, 더 좋은 임금의 일자리로 이직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방문한 센터에는 대만 출생이 아닌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이곳에서 한국에서 이민 온 분과 연결 시켜줘서 통역이나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필자는 우리시도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민족으로 나아가야할 터이고, 고령화에 따른 노인 부양에 대한 정책들도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만에서는 이주 여성이 전입 가사 노동을 할 수가 있고, 이것은 비자나 임금 등 많은 문화적ㆍ법적 문제들이 있겠지만 초고령화 사회인 우리시에서는 시도해 볼 법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2. 타이페이 시의회 및 시청 방문

  둘째날 일정은 타이페이 시의회에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사전에 기관끼리 연락을 하고 간 것이라, 타이페이 의회 홍보 직원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특히 회의장 전광판에 김제시의회 방문을 환영합니다란 한글을 봤을 때, 애국심이 샘솟았다. 의회라서가 아니라 대만은 대체로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이다. 나이 지긋한 택시 기사분들도 매번 휠체어를 집어 넣을 수 있게 손수 트렁크를 여닫아 주신다. 
  타이페이 의회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으나, 선거나 운영 시스템이 거의 한국과 일치한다. 4년마다 선거를 치뤄서 시장과 의원을 선출하고, 위원회를 나누어 운영한다.
  그리고 이 모든걸 한국어로 이루어진 홍보 동영상으로 시청했고,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된 홍보 영상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후에 다룰 예정인데, 대통령선거가 얼마 안남았을 때라 선거 유세 현장과 사무실도 방문했다.
  홍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시청에도 갔다. 입구에 많은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휴식을 취하는게 인상 깊었다. 시민들이 쉴 수 있게 공간을 조성해 놨고, 공무원들이 행정 업무를 보기 위한 공간이라기 보다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 같았다.
  입구 뿐 아니라 로비 역시도 시민들이 보고 즐길 것이 있었고, 로비 한쪽에 민원실이 있었다. 한국의 행정기관은 편의를 위해서인지 공무원과 민원인의 공간이 분리돼 있지만, 타이페이 시청은 언뜻 봐서는 누가 공무원이고 누가 민원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공간에 대한 분리가 없다.
  의회와 시청 모두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았다. 특히 휠체어가 다니기 무척 편했고, 입구에 있는 직원들은 대체로 영어가 가능해 외국인들도 손쉽게 이용 가능하다.
  행정의 개방성은 투명성과 연결 되고, 이는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게 된다. 우리나라 국회만 가더라도 출입구부터 막히고, 관계자가 아니면 건물에도 못 들어가는 거랑은 대조 된다.

  3-1. 대만의 도로와 교통

  타이페이는 대만의 수도여서 그런지 도로가 잘 돼 있다.
  도로 포장, 신호 체계, 경관 조성 등이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빛났던건 시민의식이다. 자동차든, 사람이든 신호 위반을 하는걸 못 봤다.
  놀라웠던건 건물 뿐 아니라 인도에 턱이 없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서 인도간 굴곡은 있어도 턱은 없었다.
  휠체어나 유모차는 5cm의 턱만 있어도 혼자서는 넘기 힘들다. 그리고 도로든, 인도든, 자동차든, 버스든, 건물이든 눈에 보이는 곳마다 빛바랜 장애인 전용 표지판이 있다. 빛이 바랬다는건 오래전부터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엘레베이터나 화장실 버튼에도 장애인을 위해 낮은 위치에 설치한 경우도 손쉽게 봤다.
  이러다보니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나 어르신, 유모차 등을 왕왕 보게 된다.
  일부러 지하철도 타봤다. 지하철 맨 앞칸과 끝칸은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마련 돼 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그림으로 설명 돼 있다. 지하철 역의 오래된 공중전화기도 일반 성인을 위한 높이와 장애인을 위한 낮은 높이에 설치 돼 있었다. 인포샵이 낮게 설치된 것도 같은 이유이다.

  3-2 대만의 도로와 교통

  서술했다시피 대만에는 오토바이가 무척 많다. 출퇴근 시간에는 도로의 인도 가까운 쪽에는 오토바이가 2열로 가득 찬다. 그럼에도 4박 5일간 단 한 건의 교통사고를 본 적도 없고, 자동차들도 본인의 차선을 벗어나더라도 양보하고, 오토바이가 껴들더라도 경적을 울리는걸 못 봤다.
  마치 원래 대만은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 수단이고, 자동차가 끼어든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여기에 대해서 감히 추측해 보자면, 대만은 평균 GDP는 한국과 엎치락뒤치락 하는데 평균 임금은 한국의 반절이다. 즉 빈부격차가 엄청 심하고, 현지인 말로는 아직도 집안을 따질만큼 부의 세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평균 시민들은 자동차를 구매하기도, 유지하기도 힘드니 아직은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오토바이 대여가 활발히 일어나고, 도로 곳곳에 오토바이 주차장이 마련 돼 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우리도 자전거나 오토바이 문화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현 되긴 어려울거 같다.
  대만의 대중교통 이용실(지하철, 역 등)에 우산들이 줄을 지어 늘어져 있다. 알고보니 우산 대여 정책이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갑자기 우산이 필요할 경우가 생길테니 시행 되는 정책 같다. 이건 적은 예산으로 시민분들께 큰 만족을 드리는 정책같아, 우리시에도 가까운 시일내에 시행 제안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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