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찬성 주민상경집회. 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걸핏하면 딴죽, '새만금이 동네북이냐'"(5/15, 전북일보), "지역현안 관철 '상경투쟁'"(5/19, 전라일보), "새만금 반대 도민비난 들불"(5/19, 전북중앙), "새만금 지속추진 총체적 대책 절실"(5/19, 전북매일)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지난 한 주 도내 일간지들은 일제히 새만금 사업 강행을 설파하고 마치 이것이 전체 전북 도민의 의견인 듯이 전하고 있다. 이는 3월 28일부터 시작된 종교인들의 3보1배로 새만금 사업 중단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올라오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도내 지역일간지들은 "새만금 논쟁 지역발전 초비상"(5/16, 전북도민일보) "새만금 지속추진 총체적 대책 절실"(5/19, 전북매일)처럼 새만금 사업이 중단되면 전북지역 발전을 멈출 것처럼 단정하는가 하면 "새만금 중단운동 확산 저지 정치권·사회단체 적극행보"(5/19, 새전북신문), "새만금사업 추진 찬반논란 증폭, 지역정치권 '침묵은 죄악'"(5/16, 전북도민일보)처럼 사업 추진에 온 정치권이 힘쓸 것을 부추긴다.
도민들의 올바른 판단 가로막는 지역언론
새만금 사업에 대해 다시 재고해볼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에 대해서는 "새만금 소모적 논쟁 이젠 끝내야"(5/16, 새전북신문), "새만금 논쟁 이제 지겹다("5/12, 전북일보)처럼 민주적인 논의마저 가로막고 있다.
또한 "일부 환경단체의 새만금 흔들기에 대해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도민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태도를..."(5/15, 전북도민일보)에서 볼 수 있듯이 찬반 양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있어 '강행'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도민 전체'로 묘사하는가 하면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일부 종교·환경단체'로 왜곡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있었던 중단촉구 집회나 캠페인, 성명 등은 거의 보도를 하지 않거나 아주 작은 단신으로 보도하는가 하면 추진촉구 집회, 성명 등은 행사가 있기 전부터 당일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지난 15일 있었던 '새만금추진협의회'측의 서울 상경 집회는 지역 공중파 방송뿐 아니라 대부분의 일간지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들이 마치 전체 도민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도한 반면 다음날인 16일 군산 비응도 방조제 4공구 공사현장에서 있었던 어민들의 집회는 두어 곳의 일간지에서 단신으로 짤막하게, 그것도 일부 종교·환경단체의 집회로만 묘사됐을 뿐이다.
입맛에 맞게 잘려나간 '새만금 반대'의 목소리
앞뒤 논리없는 보도도 난무한다.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여부는 새만금 사업과 뗄 수 없는 얘기다. 지난 2001년 5월, 전라북도는 새만금 담수호의 4급수 유지를 위해 전주권 그린벨트를 100% 현재상태로 묶겠다고 약속을 하고 어렵게 사업 강행이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때문에 당시 사업 중단을 촉구했던 세력들은 새만금 사업이 오히려 전북발전을 막을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으나 지역언론은 이런 주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었다.
그러나 이제 지역언론은 전주, 김제, 완주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전주권 그린벨트를 해제하라고 약속이나 한 듯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고 새만금 담수호의 대책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새만금 사업은 '중단없이' 강행되어야 하며 그린벨트는 '무조건' 해제돼야 한다는 막가파식 보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군산 제4공구 새만금반대 주민집회. 극히 일부의 지역언론이 이를 보도했지만, 전북 발전을 저해한다는 어조를 띠었다.
동시에 지역주민과 환경부, 환경단체들의 새만금 사업중단에 대한 '이유있는 항변'은 전북발전을 가로막는 행위로 매도하거나 아예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개발사업이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칠 때 이들은 '애향운동본부'같은 관변단체를 내세워 '도민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호도하고 선전함으로써 '진실'에 대한 도민들의 정보접근을 차단해왔다.
지역언론, 토호세력 나팔수 역할 언제까지
이러한 지역언론의 여론몰이식 편파·왜곡보도는 5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매카시즘을 연상케 한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할 때 언론은 다양한 입장을 공정하고 진실되게 보도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올바른 판단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특히 개발사업과 관련해 전북 지역언론은 치우친 보도, 왜곡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사업과 새만금 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의 허정균 씨는 "지역언론들이 하나같이 개발사업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지역언론사가 건설업, 학교, 유통업 등 지역토착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거나 지방정부, 지방의회, 상공회의소 등의 지역 상층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그 이해관계를 같이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노총전북본부는 19일 성명을 통해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지역언론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개탄하고, "장기적인 맥락의 발전에 대한 대안적인 시각과 보도"를 함께 요청했다.
새만금을 비롯한 개발사업마다 이는 매카시즘적 여론몰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기사교류> 참소리 (www.cham-sori.net)
김보리 기자 ttoruru@hotmail.com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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