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본사 사무실서 시민 등 5명 좌담회 가져-
제2회 지평선축제가 마무리된 뒤 이틀만인 지난 3일, 본사 사무실에서는 시민 본사 기자등 5명이 모여 지평선축제를 결산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는 본사 김익현 편집장의 사회로 시청 문화관광담당 황배연씨와 김형택 김제수협 심포지소장, 안정립 김제JC사무국장, 본사 홍성근 기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축제의 면면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자유스럽게 주고받는 형식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은 이번 지평선축제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다만 시민 모두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축제가 되기 위해 몇 몇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이날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김익현: 먼저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이번 축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위해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했습니다. 형식을 갖추지 말고 편안한 가운데 의견을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정립: 김제시민들은 이번 축제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은 것 같더군요. 시청 공무원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 행사기간 동안 모두 몇 명 정도나 벽골제를 다녀간 것으로 파악되는가요?
황배연: 자체집계가 나오려면 얼마간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행사장에 다녀간 한국관광공사 관계자에 분석에 의하면 한 20만명 정도 벽골제를 찾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외부 관광객과 김제시민과의 비율은 6대4 정도로 보입니다.
홍성근: 축제이름이 '지평선축제'인데 정작 지평선과 연계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습니다.
황배연: 축제장소를 벽골제로 한정하다 보니 아쉽지만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평선축제는 다른 축제와 달리 체험행사가 많았고 파격적인 음식값으로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홍성근: 필름과 음료수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말도 들립니다.
안정립: 이번 행사준비를 위해 거의 2달동안 시공무원들이 전부 매달리다시피 한 걸로 아는데 행정공백은 없었습니까?
황배연: 각 과별로 업무분담을 확실히 했고 행사기간 중에도 민원부서는 정상업무를 실시했기 때문에 행정공백은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축제에 마케팅이 필요하다-
김익현: 소요예산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죠.
황배연: 모두 합쳐 3억5천만원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이벤트에 2억2천, 각종 대회 운영비에 나머지... 작년에 4억2천만원이 든 것에 비하면 줄어든 액수죠.
김형택: 시 예산에서 볼 때 적은 부담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황배연: 현수막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김제업자에 고루 나눠주는 등의 안배에 신경썼습니다. 그리고 행사기간 동안 대장간, 박람회장, 음식코너등의 수익이 작년에 비해 2배이상 높아졌고요. 축제의 이익이 김제에 고스란히 떨어지는 만큼 결코 낭비성 행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홍성근: 행사가 시외곽에 있는 벽골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오히려 시내는 한산해졌다고 합니다. 행사장을 분산시키는 등 시내 전체가 축제분위기를 느끼도록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황배연: 사실 그 문제는 저희도 우려했던 바입니다. 전야제 행사를 시내에서 갖는 걸로 계획했는데 내년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향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홍성근: 기념품을 만들어 수익사업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풍선도 쌀눈이 모양으로 예쁘게 만들어 팔고 열쇠고리도 만들고 연날리기 같은 것도 재료를 싼값에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안정립: 자기 돈이 들어가면 더 기억에 남고 애착도 가는 것 같습니다. 체험프로그램에서 재료를 그냥 나눠주기보다, 직접 만들어 참가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재료와 준비물을 팔면 좋겠군요.
김형택: 그 수익금으로 북한에 쌀 보내기를 실시하면 더 의미 있는 일이겠지요. 수익사업에 조금 더 신경 써서 사람들 구미를 당길 상품을 개발해야 하겠습니다.
홍성근: 현장에서 지평선쌀로 지은 밥을 직접 먹어 볼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홍보 아니겠습니까?
황배연: 안 그래도 송광사에서 1000명분 밥을 지을 수 있는 솥을 빌리려다가 보관상의 문제로 무산된 일이 있습니다. 시가 대형 솥을 구입해서라도 행사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지평선 쌀의 우수성을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제시민의 축제가 우선-
김익현: 시의 홍보에 지평선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겠다'는 인식은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가장 김제적인 축제가 가장 세계적인 축제 아니겠습니까? 시는 이런 측면에서 축제를 김제의 향토성을 강조해서 보다 내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안정립: 사실 지평선축제는 누구보다 김제시민들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동네잔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되는 가운데 경쟁력도 커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형택: 주변의 일부 시민들은 아주 냉소적이기도 했습니다. 축제를 외부잔치로 승화시키기보다는 먼저 김제지역잔치로 묶어내는 작업이 더욱 더 절실하다고 봅니다.
김익현: 아무튼 이번 축제를 통해 김제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호전시키는 데에는 어느정도 소득이 있었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각론으로 들어가서 이번 지평선축제 행사 현장에서 느낀 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하죠.
-자원봉사자들의 사전교육 필요-
홍성근: 공무원들의 친절이 특히 눈에 띠었습니다. 반면 교통정리 등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태도는 아쉽더군요. 운전자와 싸우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었습니다. 다음에는 미리 자원봉사자들의 사전 교육이 필요합니다.
안정립: 연날리기 행사에 참여했는데 오랜만에 직접 연을 들고 날려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벼 베고 홀태로 훑는 행사장에도 사람들이 엄청 모였더군요. 이런 것처럼 김제의 특성을 살린 직접체험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김익현: 개인적으로는 북녘동포 지평선쌀 보내기 행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황배연: 작년 축제 때는 쌀을 임금님께 바치는 진상식으로 열었는데 남북화해 분위기를 감안해 올해는 그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개막식의 히트행사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김형택: 조개 캐기 대회는 홍보가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매향제와 같이 열어 더 의미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늘도 없는 뙤약볕에서 조개 캐는 행사만 가졌죠. 투자가 아쉬웠습니다.
익현: 그나마 새만금사업이 시행되면 심포갯벌이 없어지게 돼 앞으로는 조개 캐기 대회도 못 열게 될 상황이라 안타깝습니다.
안정립: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했는데, 시장이나 시의원들이 자가용으로만 갈게 아니라 셔틀버스를 타고 시민들과 더욱 가까운 모습을 보였으면 좀 더 좋았지 않은가 생각했습니다.
홍성근: 개막식 행사에서 쌍용놀이를 시연했는데, 짧은 시간동안 벽골제의 유래를 재미있게 알려 상당히 호응이 좋았습니다. 쌍용놀이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 남원의 춘향이 처럼 김제와 벽골제를 대표하는 이야기로 부각시켜야 합니다.
김익현: 단야아가씨, 신털뫼산 등의 유래를 섞어 마당극이나 뮤지컬로도 만들 충분한 소재가 된다고 봅니다.
황배연: 사실 이번 축제의 테마로 용을 부각시키려 했습니다. 쌍용 하면 김제를 생각하게 끔 말이죠. 하지만 일부 종교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된 일이 있습니다.
-축제의 하일라이트 "이정현"-
홍성근: 이번 축제의 하일라이트는 이정현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안정립: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정현이 보이는 곳이면 어느 위치든 아이들로 빽빽했습니다. 심지어 소방차 위에까지 올라가서 보더군요.
황배연: 이정현씨를 이곳에 오게 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처음에 매니저한테 전화하니까 주말에는 지방에 안 내려간다며 전화를 탁 끊더군요. 몇번을 전화해도 마찬가지고... 안되겠다 싶어 이정현씨 아버님에게 전화를 걸어 고향에 한번 내려오시라고 아버님을 설득했죠. 이정현씨 아버님 고향이 봉남면이거든요. 결국 아버님이 이정현씨를 잘 설득해서 여행경비정도만 부담하는 선에서 초청이 이뤄지게 된 겁니다.
안정립: 올해에 이정현이 왔으니 아이들 사이에선 내년을 더더욱 기대할 것 같습니다. 내년엔 누가 올까 하고...
-교통 문제-
김익현: 에쵸티(H·O·T) (전체 웃음) 교통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김형택: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모두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올해에도 교통문제는 여전했지요.
홍성근: 그래도 도로사정이 작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교통안내요원이 월촌 사거리에서 샛길을 안내해 차량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황배연: 아예 교통이 막히는 걸 우려해 차를 놓고 오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행사장 앞 시내버스 승강장에서도 줄을 잘 서고... 시민의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꼈습니다.
안정립: 갈수록 좋아지니까 내년엔 더욱 좋아지겠군요.
홍성근: 그렇습니다. 축제 한 번하고 이 정도 발전을 보였다면 내년엔 얼마나 좋아질지 기대되는데요.
-관주도 행사를 탈피해야-
김익현: 전체적인 평가가 좋은 것 같습니다. 교통도 그렇고 행사 프로그램도 그렇고... 내년 축제를 위해 개선해야 될 점 몇가지를 지적해 본다면요?
안정립: 시에서 모든 행사를 주도하는 것 보다 시민단체와 함께 준비하면 행사 참여도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문제가 현실적으로 어떻습니까?
황배연: 행사준비 초기에는 각 단체와 행사를 연계시켜서 추진하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행사를 나눠준다는 것이 생각이상으로 잡음이 많더군요. 예산분배 문제도 그렇고... 그래서 전면 백지화된 일이 있는데, 하지만 관내 단체들의 참여속에 행사를 치러야 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미리 철저한 사전조율을 거쳐야겠지요.
김형택: 지평선축제의 성공을 위해 시민들이 동참해야 한다는데 공감합니다. 이를 위해서 시는 행사별로 협찬제를 도입해서 낮은 단계부터 시민들이 동참할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김제시 관광정책 점검을-
김익현: 축제 전반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을 나눠 봤는데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해 주시죠.
황배연: 이번 지평선축제를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홍성근: 시 직원들이 밤 11시까지 근무하는 걸 봤습니다. 그만큼 노력하셨는데 못했다고 말하기조차 미안할 지경인데요 뭘. (웃음)
황배연: 벽골제 저수지 복원사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명실공히 수리시설 벽골제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죠. 계속 중앙과 접촉하고 있는데 좋은 성과 있도록 시민여러분이 많은 지지와 관심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안정립: 3일동안의 축제를 보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찾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 축제를 위해 벽골제 구석구석을 많이 꾸몄는데 이 시설들을 시민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김익현: 저희 신문에서 몇차례 지적했는데도 부안쪽에서 김제로 들어오는 길에 벽골제 안내판 하나 없습니다. 김제가 관광으로 승부날 도시는 아니지만 쉬어 가는 차원에서 금산사 등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관광보다는 테마기행 정도로...
안정립: 사실 부산 태종대 같은 경우도 가보면 정작 볼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홍보가 잘 돼 있어 신혼여행가도 들르는 곳이 되었죠.
김형택: 심포에 와도 별로 볼 것은 없습니다. 회만 먹고 가는 실정인데... 식구들하고 같이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밥 해먹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면 보다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 같습니다.
홍성근: 지평선축제가 계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를 최대한 이끌고 시민들이 축제를 지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정현 공연이 아니라 지평선과 지평선쌀이 더 뜨는 축제가 되도록 보다 적극적인 홍보전략이 뒤따라야 하겠습니다.
김익현: 2시간여 동안 정말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자리에서 해 주신 말씀들은 내년에 더 값진 지평선축제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걸로 믿습니다. 긴 시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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