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있는 한 병원의 대합실.

"배용준씨"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림을 멈추고 음성을 내뱉었던 간호사의 시선을 따라간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눈빛까지 초롱초롱 빛내고 있다.

"……"

일시에 집중된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되었던 탓일까?

한 청년이 어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다.
우람한 체구에 순박한 얼굴, 그리고 외모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씀씀이.

"뭐…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몇 번 비슷한 경험을 겪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재미있는 걸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저는 저이지요. 전 연예인과 이름이 같은 누군가가 아니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장 멋진 남자 배용준이거든요"

성암복지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있는 배용준(28·신풍동)씨는 적응력이 무척이나 빠른 편이다.
좋은 것은 쉽게 흡수하고 나쁘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거르고 걸러서 자신에게 맞춰버린다.

"어쩌면 저의 이런 성격 때문에 복지사일을 어렵지 않게 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후배들은 그를 무척 무서워한다.
예의범절에 어긋나고 도리에 맞지 않다 싶으면 그냥 넘어감이 없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들이나 아이들을 대할 때의 그의 얼굴은 어린아이의 표정 그대로이다.
꼭 일과 관련되어서 만이 아닌 스스로 답답함이나 화를 잊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가끔씩 답답하고 울적할 때는 혼자 낚싯대를 걸쳐 메고 어디든지 가요. 흐르는 물 속에 마음을 맡기다보면 어느새 홀가분해져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요"

털털하고 주기 좋아하는 성격답지 않게(?) 그는 욕심이 무척 많다.
아이들이나 노인들에 관련된 복지시설을 자신의 손으로 꼭 지어보고 싶은 꿈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보살피는 일이 가끔은 힘들고 짜증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기자가 던졌다.

"글쎄요…다른 것은 몰라도 단 한가지 요소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서로간의 정! 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이 정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배용준씨는 영락없는 사회복지사, 그 자체였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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