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 용소물이 고향인 최병춘 회장. 나이 예순셋의 이순나이도 넘긴 셈이지만 고향사랑에 관해서는 '묵묵히 듣고만 마는 이순'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특별히 남들보다 호사스럽게 산다거나 부자이거나 하는 '여유'에서 고향사랑이 출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그가 갖고 있는 여유라는 것은 평생을 업으로 여겨 살아온 스텐레스 금속업이 신망에 신망을 얻어 대한민국 굴지의 가공유통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그를 통해 한때 그를 키워낸 '성덕의 고향사람'에게 자신의 일부를 다시 내려보내는 게 도리라 생각하여 음력명절 및 연중 마을행사에 굴비세트 선물이며, 천막지원 등 나름의 애정표시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회장은 "내가 태어나서 나를 성장케 한 곳에 고마운 마음으로 보은의 뜻을 전하는 일일뿐"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싫어했다.

이번 '송년의 밤' 행사만 해도 그렇다. 근 5백여만원에 달하는 행사비용 전액을 혼자부담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고향 사람들 많이 오시라는 뜻에서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못을 박는다.

그런 연장선 위에서, 지난 88년에 설립된 성신스텐상사는 30년 넘는 그의 금속이력에 노하우를 받아 별 위기없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으며, 최근에는 몽골의 징기스칸 박물관이 금속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관계로 경쟁관계에 있던 몇몇 일본굴지의 회사들을 물리치고 88억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몇 번의 몽고방문을 마친 뒤 오는 2월부터는 몽골에 상주해야 하는 관계로 성덕 향우회의 골격을 그 안에 끝내야 하는 부담도 떠 안게 되었다.

"갑작스런 회장 결정이지만 이왕 맡은 것,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년에 한두번은 성덕면의 역사기행을 위해 고향방문도 가져보고 운영위원을 선출하여 회칙도 재정비하는 등 다부지게 향우회를 운영해 보겠습니다"

크진 않지만 다부지게 키워놓은 그의 사업같이, 재경 성덕향우회 역시 그의 손안에 있다면 화려하진 않아도 존재에 대한 위기감에 관하여는 걱정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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