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전 전국농민회 사무총장)

쌀의 고장

김제는 만경평야가 중심인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게다가 전국의 쌀 생산량 2.5%를 차지할 만큼 곡창지대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00년 전체 농가 수 138만가구에서 2005년 110만가구, 2010년 81만가구로 40%가 감축될 것이다'는 농촌경제연구원 발표를 볼 때 농축산물개방 확대로 농민들의 이농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김제 인구감소 추이는 교육문제, 지역경제 침체, 인근도시에서 출 .퇴근으로 소비위축, 농민들의 소득감소등의 이유로 타 지역으로 인구 이동은 계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결국 경기침체로 문 닫는 상가는 늘어가고, 이렇다 할 비전이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병충해 피해와 많은 비로 전국의 쌀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고, 농가 소득은 1조원의 피해를 보았다.

김제 전체면적 중 논 면적이 41.6%를 차지하고 있는 김제지역만 해도 지난해 250억원의 쌀 소득이 감소되었다.

농가의 한 예를 들자면 검산동의 박아무개씨의 경우 1필지당(1200평) 쌀 80kg 25가마를 생산했던 농지에서 작년에는 20여가마밖에 생산하지 못하였다.

이 농가의 경우만 보더라도 24필지를 경작하는데 한 해 가을걷이에서 1800여만원 이상의 순수익 손실을 본 것이다.

결국 농가소득 감소는 가계 긴축제정으로 이어지고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이 우유와 부식품 줄이기였으며, 가능하면 모임이나 시장 나가는 것을 기피하게 되었다.

농업 기반이 흔들리고 쌀 소득이 줄어들어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그 여파는 지역경제로 파급되어 김제 상가 지역의 불 꺼진 창이 늘어가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될 것이다.

김제 쌀 유통 실태

김제 쌀 유통은 농협 RPC, 정부수매, 일반 도정업자나 개인이 처리하고 있다.

관내 농협RPC 8개, 개인RPC 3개로 총11개로 김제시 브랜드인 지평선쌀 이외의 쌀은 각 RPC별로 자체브랜드 쌀을 유통시키고 있다.

그러나 김제에서 생산되는 쌀은 전국에서 쌀값이 최하위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유통체계가 통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각 RPC별 브랜드 쌀의 가격경쟁과 품질의 차별성이 떨어져 가격지지효과 마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품질의 차별화로 쌀값을 보전받기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생산과 유통체계가 변화 없이 개별적으로 이루지고 있어 쌀을 중심으로 전국의 유통을 일원하기위한 노력이 요구되어 진다.

김제의 경우 RPC의 통합운영과 쌀의 품질을 차별화하여 통일적인 유통체계와 생산자조직을 통한 쌀 품질 일원화의 확대로 이루어진다면 단기적인 대책은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쌀시장 개방이 확대된다면 본질적인 문제 해결없이 쌀 생산기반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쌀 재협상의 흐름

현재 쌀 재협상에 의사를 밝힌 나라는 우리의 쌀과 유사한 중.단립종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 중국, 호주, 태국이며, 장립종인 인도, 캐나다, 아르핸티나, 이집트 등으로 8개국이 재협상 의사를 밝혔다.

앞으로 3개월 동안의 협상과정에서 민족의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는가가 핵심이며, 협상 결과에 따라 김제는 피해규모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
게 될 것이다.

미국, 중국이 관세화 요구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면서 정부와 농민들은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쌀 재협상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WTO 도하개발아젠다협상(DDA) 각료회의가 비공식적으로 오는 30일과 다음달 14일경 잡혀있어 결과에 따라 쌀 재협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쌀 재협상은 이젠 전 국민적으로 대응하여 최소 시장접근물량으로 협상이 타결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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