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 익산으로 시험길 나서

심리적 불안정 등 불이익 감수 실정



전북도내 6개시 중 김제에만 유일하게 수능시험장이 설치되지 않음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001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이 치러진 지난 15일, 관내 9개 고교 고3 수험생 1800여명은 빗길속에서 수능시험을 위해 아침 일찍 익산으로 대이동을 해야 했다. 김제에는 수능시험을 치를 고사장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내에 수능시험장이 따로 마련된 지역은 전주, 익산, 군산, 정읍, 남원 등 5개시에 불과하다. 그 외 지역 수험생들은 모두 인접 고사장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루고 있는 형편.



이렇게 타지역으로 시험을 치러 가는 불편은 비단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낯 선 환경, 낯 선 분위기 속에서 장시간 시험을 치루게 되는 수험생들은 심리적으로도 상당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며 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제시에 고사장이 따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관리감독상의 어려움'과 '교통접근의 용이성'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지가 시험장으로 전달되기까지 무장경찰의 호위를 받는 엄격한 시험관리 체계에서 고사장 하나가 새로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의 인력과 시간이 투자되는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 또 정읍, 남원과 달리 인근 전주·익산 등으로 접근하기 쉬운 김제의 지리 특성상 굳이 고사장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교육행정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시민들은 이 말을 십분 공감하면서도 김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산동 정아무개씨(46·학교운영위원)는 "수험생 규모가 천명이 넘으면서도 내 지역을 놔두고 남의 지역에 가서 시험을 치루게 한다는 것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면서 시와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촉구했다.



반면, "관내 고교생의 상당수가 전주·익산 학생이니 오히려 잘된 일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는 김제교육의 슬픈 현주소를 시사해 준다.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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