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마을 만들기운동 사례연구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무엇이 마을 만들기인가?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개인화되고, 개별화된 삭막한 도시적 삶의 방식은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삶터를 황폐화시켰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공동체 회복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실천적 대안으로 ‘마을 만들기’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마을 만들기’에 대한 경험도 많지 않고 구체적인 논의나 시도들도 아직 미약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마을 만들기가 담고있는 기본적인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마을’이라는 말에는 공간적으로 구획된 일상의 생활환경을 뜻하기도 하지만 생활환경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마을 공동체’, ‘마을 문화’와 같은 다양한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만들기’의 의미도 다양한데, 없던 새로운 물건, 장소,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기본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이와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회복한다는 의미까지도 담겨있다.

두 용어의 의미를 종합할 경우 마을 만들기가 내포하고 있는 기본적인 의미를 정리할 수 있다. 첫째가, 삶터(물리적 환경, 시설, 공간)만들기로, 생활하는데 불편을 주는 생활환경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개선해 나가는 활동이며, 둘째는 마을 공동체 만들기로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활동이며, 셋째는 사람 만들기로 활동의 주체가 되는 건강하고 건전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의 범주에서 볼 때 최근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칭하는 ‘마을 만들기’, ‘삶터 가꾸기’, ‘마을 가꾸기’, ‘공동체운동’, ‘공동육아’, ‘아파트 시민학교’, ‘골목 가꾸기’, ‘지역문화운동’, ‘지역 만들기’, ‘동네 가꾸기’ 등은 ‘마을 만들기’라는 의미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의미들이라고 볼 수 있다.

마을 만들기는 누가 시작하는가?

마을 만들기의 핵심은 당연히 주민이다. 그러나 때로는 주민이 아닌 외부 시민단체나 행정, 공공기관이 주도하여 시작되기도 한다. 시민단체가 주도한 사례들은 주로 지역운동차원에서 주민조직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 경우이고, 전문가나 행정기관 등이 주도하여 시작한 사례는 계획을 세우거나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역할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서 이루어진 경우이다.

마을 만들기의 동기는 생활환경 개선, 생존권 확보,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 지역상권의 활성화, 공동체적 삶의 구현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마을 만들기 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는 주민, 행정,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마을 만들기는 주민이 핵심이지만 마을 만들기의 지원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마을 만들기는 주민 개개인과 주민조직의 역할, 주민들을 지원하는 주체들의 역할 구분이 명확해야 하며, 이들 간의 유기적인 상호관계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마을 만들기의 제언

마을 만들기는 주민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주민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마을에서의 마을 만들기는 있을 수 없다. 지금은 마을 만들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거창하게 시작하게 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지금은 마을 만들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거창하게 시작하게 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나부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그만 문제발견에서부터, 담너머로 주민들과 마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생각은 마을 만들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변화되며, 이러한 경험은 바로 마을 만들기의 토대가 될 것이다. 그런 연후에 마을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어야 했고 ‘빨리빨리’를 끊임없이 외쳤다. 이제는 잠시 숨을 가다듬을 때이다. 마을 만들기는 조급하고 바쁘게 서둘러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대단한 결과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조급증을 버리고 ‘천천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마을 만들기는 땅에 발을 딛고 서서하는 것이다. 한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오랜 기간 삶을 지탱해줄 힘이 되는 것이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진행될 때 마을 만들기는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