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의 정액보조단체 지원금 지급 기준은 행자부가 마련한 최고한도를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집행할 뿐, '과거의 관행'이나 '상위법의 규정'외에 별로 특별한 것은 없다.


권위주의 정권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여도 정액보조금은 대부분 관변단체에 집중되어 있고, 이들 단체 중 일부는 활동유무나 사회기여도를 떠나 이름이 가진 프리미엄으로 매년 수월하게 일정액을 지원받는다.


행자부가 인정한 정액보조단체는 <한국예총> <대한노인회> <한국소비자연맹> <체육회>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대한무공수훈자회> <지방문화원> <광복회> <새마을운동본부> <바르게살기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등 13개 단체다.


이들 중 시·군단체에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 <한국소비자연맹>과 <광복회>를 제외하고 , 관내에 11개 단체 모두가 시지부나 협의회를 결성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자유총연맹 김제지부>를 제외하고 모든단체가 작게는 800만원부터, 많게는 7360만원까지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시비를 타갔다.


올해는 11개 모든 단체가 역시 1천만원에서 9160만원까지의 지원을 받게 돼 있다.

임의단체 보조금의 경우에는 지난번에 본보에 소개돤 바와 같이 일부 지자체는 사업의 효율성과 타당성을 따져본 후에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노원구청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 97년 임의보조금을 '프로젝트 공모' 방식으로 지급하고 있다. 프로젝트 공모란 해당 단체로부터 한해 사업계획을 공모해 심사를 거쳐 지원하는 방법으로 의회의 끈질긴 요구를 구청에서 수용한 결과였다.


참교육학부모회 동북지회, 경실련 노원지부, 중계놀이마당 등 예전엔 지급대상에서 '당연히'제외됐던 순수 시민단체들이 탄탄한 사업계획을 무기로 400만∼8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강북구의 경우에는 아예 정액보조 예산 자체를 편성하지 않는다. 정액보조 단체들도 이곳에선 프로젝트공모방식의 경쟁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예산 지원은 없다.


물론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입장은 "예산이 부족해 사업도 못하는 판에 정액 보조는 어불성설이다"며 밀어붙였다. 성북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각 단체들의 관리는 해당 실·과가 맡는다. 예산도 실·과 단위로 잡힌다. 따라서 전체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하기 힘든 상태다. 보조금 지원은 지원대로 해주고 각 과별로 관장하는 행사를 할 때는 또다시 행사비 명목으로 돈이 흘러들어간다.


연말에 실시하는 의회의 감사도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단체들에 시의원들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서로의 체면을 생각해서 눈감아주기 일쑤다.


기존 관변단체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관행적 지원이 계속된다면 진정한 주민참여는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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