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식 시장의 민선 5기 1년이 지나고 재임기간도 어느덧 5년이 흘렀다. 앞으로 민선 5기 남은 임기가 3년이지만, 혹자는 3선을 전제로 7년이 남았다고도 한다. 현재로서는 이시장에 대적할만한 마땅한 인재도 나서지 않거니와 이시장의 인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시장은 2006년 무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돼 지난해 재선에 성공하면서 재임 5년간 많은 업적을 이뤄냈다. 지평선학당을 설립했고, 백산산업단지 자유무역지정과 총체보리한우특구지정, 국립청소년수련원 유치, 대규모 농어업회사 설립, 국립 민간육종연구단지 유치, 용지 환경개선 종합대책 확정, 두월천 고향의강 정비사업 선정 등 굵직한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했다.

  이러한 사업들이 유치될 때마다 시내 곳곳에는 이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물결을 이뤘고, 시민들은 "우리 김제도 잘 살게 되나보다"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게 됐다. 이렇듯 많은 사업이 유치됐지만 아직 시민들이 체감하는 발전은 없는 상태여서 '풍악소리만 요란할 뿐 먹을 게 없는 잔치'는 아니었는지 민선5기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이시장의 재선기간에 대한 재평가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주변에 충신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시장에 취임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측근들이나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시장의 생각이나 의도에 반하는 말을 했다가는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시장이 지시하는 것은 따라야하고 반대의견을 개진할 경우 하급부서로 전출을 감수해야한다는 생각에 공무원들은 서서히 '예스맨'이 되어가고 있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이시장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김제를 사랑하는 충정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때로 간교한 이들의 입놀림에 현혹될 수도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시장은 좀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반대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큰 귀와 넓은 가슴'을 지녀야 한다.

  측근들도 시장에 뽑혔으니 재임기간동안 본전이나 뽑자는 얄팍한 노림수보다 과거에 '인간 이건식'을 모셨던 초심을 잃지 말고, 영원한 김제의 인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시장을 도와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시장은 제왕이 아니라 선출직 자치단체장이다. 과거에 왕도정치에서는 나라와 임금을 위해 충언을 했다가 삭탈관직에 귀향을 가거나, 역적으로 몰려 삼족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이를 감수하고도 직언을 하는 충신도 있었다.

  자치단체장에게 직언을 했다고 삭탈관직이 되겠는가, 멸문지화를 당하겠는가? 잘해야 한직으로 물러나는 귀향이겠지만 관직은 그대로 아닌가? 비굴한 과장자리를 유지하느니, 차라리 떳떳한 면장이 어떨지...

  요즘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사무관 4자리의 승진요인이 있는데다 비서실장으로 민간인이 기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누가 승진이 되고 누가 기용이 되든 사심없는 인사이길 바라며, 인사때마다 불거지는 특정고 얘기도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소속 시장이 총선에 개입한다는 오해도 불식될 수 있도록 시정발전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건식시장 주변을 보면 입은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소통이 되지 않고 일방통행으로 간다는 것은 참으로 갑갑한 일이며 비생산적인 노릇이다.

 많은 이들이 김제에 어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재선이든 삼선이든 이시장이 당당하게 임기를 마치고 김제의 어른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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