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김제시의회 의원들이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제160회 정례회를 진행중이다. 신임 의장단은 주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각오를 새롭게 다질 것을 다짐하고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시의회 의장단 구성 과정이나 일부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우려를 감출 수가 없다. 후반기에도 편가르기 의장선거가 재현됐고, 편가르기에서 실패한 측의 중진급 의원들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의정활동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2년전 전반기 의장선거를 앞두고 14명으로 구성된 시의회는 7:7의 팽팽한 구도를 보였다가 1명의 의원이 상대측으로 이탈하면서 주류측 8명, 비주류측 6명으로 시작, 주류측에서 의장단을 독식했고, 편가르기에서 패배한 비주류측은 크게 반발했었다.

  이번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주류측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단속을 강화했고, 비주류측은 상대편 모셔오기를 위해 요직을 양보하며 물밑작업을 벌였으나, 주류측의 아성은 깨지지 않았다.

  시의회는 이례적으로 토요일인 지난 7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의장단 선거를 위한 제159회 임시회 제1차 정례회를 열었다. 회의 시작 직전 회의장에는 주류측 의원인 김문철·김택령·정성주·온주현·임영택·장덕상·나병문·김영미 의원과 비주류측에서는 유일하게 정호영의원만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재적의원 14명 중 9명이 참석해 의결정족수인 과반수를 넘은 상태였다.

  오전 10시가 되자 사회를 맡은 의정담당이 개회를 하려는 순간 "몇분의 의원이 참석키로 했으니 잠시후에 시작하자"는 의석의 요구에 따라 불참의원들을 기다렸다. 13분이 지나 비주류측의 최정의의원을 제외한 오만수·황영석·김복남·김영자 의원이 입장했고, 임시회가 개회됐다.

  다선의원 중 연장자가 임시의장을 맡는다는 <김제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오만수의원이 지목됐으나, 오의원은 말없이 나가버렸고, 다음 연장자인 황영석의원도 지목을 받자 즉각 퇴장하면서 본회의장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11명의 의원이 남아 있는 가운데 다음 연장자인 임영택의원이 의장석에 올라 의장선거를 진행했다. 선거 결과 임영택의원 9표, 기권 2표가 나왔고, 투표 이후 김복남·김영자의원마저도 퇴장해 버렸다.

  결국 오전 10시 이전에 본회의장에 나와있었던 9명의 의원만 남은 가운데 투표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부의장과 3명의 위원장 모두 9표로 만장일치의 결과를 보였다.

  그리고 후반기 의회의 첫 단추인 지난 16일 제160회 정례회 개회식에는 비주류측 3선의원 3명이 모두 불참해 불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기자는 현장에서 참으로 쪼잔하고 한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차피 편가르기를 했었고, 최선을 다해 암투(?)를 벌였지만, 결국 진흙탕싸움에서 패배한 것이 아닌가? 이번에는 배신도 없었고, 결과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기 때문이다.

  싸움에서 졌으면 승복하고 시민들의 대변자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사심을 버리지 못하고 삐져서 본회의장조차 나오지 않는 옹졸함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주류측도 마찬가지다. 전후반기 모두 의장단의 민주당 독식과 함께 여성의원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의 김영미의원이나, 비주류측이었지만 소신껏 참석한 정호영의원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횡포인 편가르식 사전 각본에 따랐을 뿐, 당의 정체성이나 소신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사회 각처에서 대부분의 지방의회가 실시하고 있는 의장단 선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사전에 후보를 등록한 후 정견을 듣고 선출하는 방식이 민주주의 상식으로 자리잡았으나, 정작 민주주의 산실인 의회는 후보자가 노출되지 않는 교황식 선출방식을 채택, 의원 간의 물밑 접촉과 사전 편가르기로 다수측이 의장단을 독식하는 기이한 선거를 하고 있다. 시의회는 매번 반복되는 의원간의 불협화음을 줄이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의장선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시의원들은 의장선거과정에서 쌓인 감정을 털어내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시민들도 이들을 눈여겨 보았다가 반드시 표로 심판해야 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