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회 김제시의회 1차 정례회가 15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달 30일 폐회했다. 이번 정례회의 주요내용은 시의회의 꽃인 시정질문과 집행부의 <201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의결이었다.

  6대 시의회가 개원하고 후반기가 개원하기까지 2년이 넘게 지나면서 시의회에서는 5번의 시정질문이 있었다. 5번의 시정질문에 모두 참여한 의원은 장덕상의원과 김영미의원으로 초선답게 성실하고 부지런한 의정활동을 선보였다. 후반기 임영택의장도 의장이기 때문에 이번 시정질문만 하지 않았을 뿐 나머지 4차례는 모두 참여했었다.

  이외에도 김복남·온주현·정성주의원이 5번 중 4차례나 시정질문을 벌인 바 있다. 또 김영자의원도 2차례에 걸쳐 질문을 했었다.

  이처럼 5차례의 시정질문에 참여한 의원은 모두 7명이다. 시의원 총수가 14명이니 정확히 절반이 참여한 것이다. 뒤집어 나머지 절반은 한번도 시정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문철의원은 전반기 의장이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김택령·나병문·오만수·정호영·최정의·황영석 의원은 그간 무엇을 했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시정질문이 의정활동의 전부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시의원의 역량을 평가하는 충분한 잣대가 될 수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의원들속에 묻혀서 무임승차하는 의원이 아닌 맡은 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의원들이길 바란다.

  다음은 이번 정례회에서 있었던 예산심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시 예산은 자체수입으로 겨우 공무원 월급을 주느냐 못주느냐의 기로에 서있을 만큼 열악한 상태다. 정부나 도의 예산을 가져와야만 사업도 하고 각종단체에 보조금도 퍼줄 수 있다.

  따라서 예산심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시의회의 고유업무이며, 시의원들은 예산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심사숙고하여 수립과 삭감을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는 감정이 개입돼서도 안되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번 추경예산 확정과정에서는 유난히 말도 많았고, 집행부의 언론플레이(?)로  보일 수 있는 각종 일간지의 보도도 있었다.

  논란은 수정예산안 전액삭감과 관련된 것들이다. 변경된 국·도비나 추경예산안 제출 이후 발생한 추가 행정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예산이라거나, 국·도비 보조사업에 대한 시비부담분 예산 삭감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장선거를 2년여 앞두고 무소속 이건식 시장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는 말까지 인용됐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자는 시의회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수정예산안에 편성된 기획예산실 11건과 행정지원과의 5건, 인재양성과 3건, 일자리창출과 2건, 농업기술센터 4개과의 11건은 모두 본예산 심의시 삭감된 것으로 이름만 살짝 바꿔서 그대로 올렸기 때문이다. 건설과에서도 10건 중 9건이 그대로이고, 다른 과들도 대부분 이름만 바꿨거나 선심성예산 일색이다.

  이를 예산의 성질별로 보면 사무관리비 등 소모성 및 행사성 경비가 31건에 4억 6천700만원(17.3%), 소모성 민간자본보조비가 7건에 8억7100만원(32.3%), 연구용역비가 3건에 1억2500만원(4.6%), 시급을 요하지 않거나 문제성 시설관련 사업비가 19건에 7억700만원(26.2%), 기타 회계 전출금이 1건에 5억원(18.6%)으로, 총 62건 26억9800만원에 이르며, 삭감규모는 전체 예산의 0.5%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예결특위위원장을 맡은 장덕상의원은 "제목만 바꿔 다시 올리는 관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사업의 긴급성, 중요도,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추경 편성목적에 부합하는지 심사숙고하여 나온 결과"라면서 "이번 예산심사를 집행부와 의회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단순하게 바라보지 말고, 의회가 본연의 제 기능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지금까지 집행부와 시의회의 관행은 삭감된 예산 중 집행부가 필요로하는 일부를 제목만 바꿔 다시 올릴 경우, 의회는 슬며시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았었다. 물론 그 과정에는 시의원들의 지역현안챙기기예산도 끼워넣는 경우가 있었다.

  시와 집행부가 시 발전을 위해 화합하는 것은 좋지만, 김제 발전이라는 공동선을 위해 적절한 긴장관계속에서 각자 가진 고유의 권한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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