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 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평선학당의 정책을 돌아보고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범시민 토론회가 지난달 23일 오후 2시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김제시의회(의장 임영택)와 김제교육지원청(교육장 박병윤)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했으며, 학부모와 교사, 시민 등 4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지평선학당 운영과 발전방안 및 대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는 김제시민의신문 홍성근 편집국장의 진행으로, 김제시의회 김영미의원이 '김제시 지역교육정책과 대안모색'이라는 주제로 가장 먼저 발제에 나섰고, '지평선학당에 관한 교육적 소견'을 주제로 전라북도과학교육원 소광석 교육연구사의 발제가 이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제시의회 장덕상 의원은 '지방자치단체 교육정책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김제동초교 조경희 학부모는 '지역교육, 사회적 영역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진 패널간 토론과 방청석 질의에서는 모처럼 교육을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가진 것에 반가움을 나타내며, 지평선학당의 주체인 김제시가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회가 이어지길 희망했다.

  이번 토론은 김제시가 불참해 반쪽 토론회로 진행됐지만, 학부모와 시민들이 지평선학당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지평선학당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교육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는 반응이다.

김제시 지역교육정책과 대안모색

▲ 김제시의회 김영미의원

  자본주의 논리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학력의 문제에 공적기관이 개입하는 것이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교육만큼은 지자체가 책임지는 모습이 복지 차원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그룹을 염두에 두고서 이루어지는 정책들은 정책 이슈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며 정책시행이후 정책의 대한 평가가 없이 계속적으로 진행되거나 정책의 타당성과 일관성, 형평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는 것은 집행부에 매우 치명적이 될 수 있다.

  김제시에서는 추진하는 장학사업이 교육관계자가 포함된 김제사랑장학재단 이사회에서 의사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고, 교육행정기관의 의견 반영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선행정과 교육행정체계가 이원화되어 교육관련 정부시책 의견 개진에 어려움도 있다.

  김제시가 말하는 대로 교육과 시민이 하나 되는 '명품 교육도시'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김제사랑 장학재단 설립과 지평선 학당운영 목적에 부합되도록 몇 가지 개선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역교육의 활성화를 담보하기 위해 시급히 학교지원조례를 만들 것 △지평선학당의 지속적인 발전과 평가를 위한 별도의 TF사업팀 운영 △학교자체 교육력(학력, 경쟁력< 최적화수준) 강화를 위한 지원 강화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지평선학당 운영의 재편성 △진로, 진학 상담등의 전문적 지원시스템 강화 등이 필요하다.

지평선학당에 관한 교육적 소견

▲ 전라북도과학교육원 소광석 교육연구사

  인구유입 정책의 일환으로 지평선학당을 운영한다는 지자체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또한 공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도시 농촌 간에 큰 차이는 없는 듯 하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현재 공적 성격의 기구인 '지평선학당'을 운영함으로 학생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학생들이 특정학교에 편중되어 있으며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면서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학입시 당락에서 수능이 변수가 아니라 내신이 대세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평선학당 지원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평선학당의 정책은 대학진학에 커다란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김제시 차원의 새로운 인재육성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 교육지원청, 지역대표, 언론인, 시의원, 교사 등 다양한 구성원들로 운영협의체를 구성해 단위 학교에서 성과가 있는 사업들을 발굴, 모델화하고 이러한 사업들을 지원 육성하여 학교가 책임성을 가지고 인재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소수의 우수한 학생들만을 위한 학원으로 운영할 것이 아니라 이 기관을 통하여 다양한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장애를 극복하고 학습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하며,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교육과 학생동아리 구성 및 활동 지원 등 공교육을 강화하는 충실한 공교육 보조기관으로 재조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 교육정책의 역할과 과제

▲ 김제시의회 장덕상의원

  김제시의 교육투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시와 교육청 간의 전문적 협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지자체의 교육경비보조는 상당부분 단위학교에 직접 지원되거나 자치단체에서 직접 집행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정확한 투자 규모 및 내역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협조체제의 부재는 중복투자의 문제를 낳게 되고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투자 규모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 현상 해소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재정부담능력이 열악한 기초자치단체에게는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각종 시책사업에서 대응지원에 대한 의무조항이 있는 경우, 그 비율을 조정하거나 감면하는 등의 융통성을 보여 지자체의 교육투자 실적으로 인한 교육격차를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투자에 대한 효율성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정보수집 및 분석이 필요하다.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자칫 생색내기식의 전시행정적 투자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민의 요구와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적절하고 합리적인 교육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현황조사 및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또 지평선학당이 태동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공교육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와야 한다.

지역교육, 사회적 영역으로의 확대가 필요

▲ 김제동초교 조경희 학부모

  김제시의 예산으로 지출되는 출연금과 모금된 장학기금의 사용이 지역내 다수의 학생들에게 고루 돌아가는 사업이 아니라 소수의 학생들에게 1인당 1천만원이 넘게 들어갈 만큼 과도하게 집중되어 평등권에 위반된다.

  해마다 약 15억원 가량의 예산이 지평선학당 운영에 쓰이고 있는데 이는 재원생 1명당 매해 1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지평선학당 운영이 목표한 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교육현장의 교사들에 따르면 지평선학당 재원생이 의미있는 대학입시 성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검토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학 입시 경향이 수능성적을 통한 정시모집보다 내신을 반영하는 수시모집이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평선학당 운영이 6년이 지난 시점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많은 학생이 명문대학에 진학하였나?에 대한 평가 보다 지평선학당 운영의 목적이었던 지역내 우수한 학생들의 타지역으로의 진학이 줄었는가?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 또 지평선학당 운영에 대하여 재원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과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하여도 조사작업이 필요하다.

  근래 들어 지역 교육을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지역에서도 교육협동조합이 자주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이끌고 도움을 주는 역할이 필요하고, 시민사회 진영의 '지역교육 네트워크'와 지역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의 모든 주체들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구심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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