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저지속 전주권신공항 공청회 일방 진행

건설교통부가 주민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전주권신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주민들의 격렬한 저지속에서 20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건교부가 이번 공청회를 위해 지난 4일 "6월 20일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김제예술회관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는 공고를 일방적으로 신문에 게재하고, 반투위는 다음날 즉각 성명을 발표해 '공청회 실시공고의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이번 마찰은 예견 됐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예술회관앞에는 백산·공덕주민과 벽성대학생들이 속속 모여들고, 정·사복 경찰 300여명과 대치상태를 이루며, 경찰이 주민들의 음주를 제지하기 위해 시위차량에서 막걸리를 압수하면서 주민과의 첫 마찰이 시작됐다.



예술회관앞에서 김상진 벽성대 교수, 안길보 시의회의원, 황호방 도의회의원 등이 차례로 나서 전주공항의 부당성을 역설하고 있었고, 실내에서는 건교부와 전북도로부터 공청회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에서는 "오늘 공청회도 무산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공청회 예정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건교부의 함대영 항공국장과 유석종 공항시설과장, 전북도 권영길 건설교통국장, 교통개발연구원 박용화 박사, 대우엔지니어링의 한경석·황규호 연구원이 입장하자 주민들도 공청회장으로 입장해 공청회 제지를 시도했다.



반투위 관계자가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앗고 사복경찰이 이를 연행하려 하면서 주민들이 흥분하기 시작했고, 한생수 경찰서장이 직접나서 주민들의 자제를 요청했으나 끓어오른 주민들의 분을 삭힐 수는 없었다.



주민들의 공항반대와 공청회 무효 구호가 장내에 퍼지고 마이크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가운데 건교부는 참석자들이야 듣건 말건 공항 추진경과보고와 기조발표, 환경영향평가설명, 전문가의견발표를 15분만에 일사천리로 마쳤다.



공청회를 마친다는 사회자의 방송시각은 오후 4시 30분.



당초 이날 공청회는 오후 6시까지 3시간동안 이었다. 누가 봐도 이는 공청회라 할 수 없었다.



반면 건교부와 대다수 언론들은 "공청회를 마쳤으니 공항건설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번 공청회는 무산됐고 추후 일정을 협의해 다시 실시하겠다"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반투위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 시도를 통해 김제시민을 무시하는 정부의 처사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면서 "건교부의 강행추진이 계속된다면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 국민의정부 퇴진운동을 벌일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제 시민들도 방관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공항에 대한 진실과 허상을 바로 파악하고 김제의 미래를 위해 동참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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