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면의 안녕과 원평장의 번영을 기원하는 '원평장터 왕버들 당산문화제'가 모악산문화공동체(김복남) 주최로 지난 4일 금산면 원평장터에서 열렸다.

  원평장을 추억하는 주민들과 장꾼들이 모여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와 공동체정신을 되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정성을 모았고, 모악예술단(단장 박미성)의 재능기부로 풍물한마당을 펼치며 막이 올랐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통생활 공예품을 만드는 풀꽃나무놀이 주관으로 주민들과 함께 복조리와 솟대 등을 만드는 무료체험을 계획했으나 추위와 강풍으로 체험이 취소되었다. 

  풀꽃나무놀이 조성천회장은 "강풍으로 시설안전에 문제가 생겨서 전통공예 체험부스 설치를 중단해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 다양한 놀거리로 재미있게 한판 놀아보겠다"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한 모악산문화공동체 관계자 최고원씨는 "모악산을 마주하고 동학농민혁명과 3.1만세운동을 함께 겪어온 왕버들나무는 원평장터의 상징물인만큼, 왕버들나무 보존과 당산문화를 되살리는 일에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사과 한개 배 한개, 나물 한 가지, 십시일반 무어라도 내어주셔서 저절로 풍성한 잔치가 되었다"면서 "오늘처럼 장터에 솥을 걸어 국을 끓이고 따듯한 밥을 나눌 수 있는 게 공동체의 아름다운 본연일 것이다"고 이날 행사가 종교박물관인 지역에 잘 어우러지는 고유한 문화행사로 정착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특히 전통자원을 발굴하고 활용방안을 연구하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전통지식연구실에서 행사장을 방문해, 복조리를 나누던 복조리장인 장종섭옹(75·금산면 청도리)을 취재했고, 금산면이 전통문화자원이 풍요로운 유서 깊은 지역임을 재확인했다. 

  모악산문화공동체에서는 각 마을의 전통인 정월대보름 행사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대보름 전 원평장날을 정해서 지역의 대보름축제 문화제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민족운동의 현장인 원평장터에서는 해마다 음력정월이면 '원평장터 왕버들 당산문화제'를 시작으로 3월 19일 '원평장터 기미독립만세운동기념행사'와 5월 9일 동학농민혁명 원평취회를 기념하는 '모악산대동제' 그리고 간간히 벌이는 작은 전시회와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어, 솥을 걸어 고기를 삶고 국을 끓여서 매 행사마다 수백 명이 밥을 나누는 공동체의 저력을 지니고 있다.  

  이날 혹한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주민들은 '원평장터 왕버들 당산문화제'가 지역의 정월대보름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웃 봉사자들을 응원했다.

김윤경 기자  kyk@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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