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도 불고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음악으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며, 멋진 무대로 이웃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들에게 밴드는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삶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잡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매력 덕분에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밴드를 결성하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무료로 나눠주기까지 하고 있으니 무한경쟁과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한 현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게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멋스럽다.

  우리지역의 '뮤직앤패션(회장 박동우)'밴드는 몇몇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어 졌다. 매주 화·목요일이면 이들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예술가로 변신한다.

  지난 2008년 결성된 '뮤직앤패션'은 교동에 위치한 허름한 건물에서 박동우 회장을 중심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직장인들이 만나 "밴드를 결성하자"고 뜻을 모으고, 첫 합주를 시작한 것이 현재는 17명의 멤버가 활동하는 거대밴드로 성장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멤버 수가 많은 만큼 나이와 직군 또한 다양하다. 적게는 30대 초반부터 많게는 5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있으며, 이제 갓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초보멤버가 있는가 하면 3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도 이들과 함께 살을 부비며 숨겨왔던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한눈에 봐도 끈끈한 전우애(?)가 느껴질 정도이다.

  멤버 구성이 화려한 만큼 지역축제나 행사장 등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이들은 지난 2010년 처녀콘서트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지평선축제 청소년가요제, 무주 락페스티벌, 비체펠리스 섬머페스티벌 등 비교적 큰 공연에 단골 게스트로 초청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금산면에 위치한 신세계병원 환우 위문공연을 비롯해 틈틈이 노인의 날 노인한마당, 양로원, 장애인복지관 등 소외되고 지친 이웃을 위한 재능기부를 꾸준히 펼쳐 각계각층의 귀감을 얻고 있다.

  뮤직앤패션 박동우 회장은 "멤버 개개인의 열정으로 음악을 통해 세상살이에 지치고 소외된 이웃들과 소통하고 교감함으로서 힘과 용기를 복 돋아 주고 싶다"며, "각자 다른 위치에서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의 즐거움과 희열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고 밝혔다.

  직장인밴드의 가장 큰 문제는 연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과 시설·악기유지 및 공연관련 운영 예산이다.

  밴드의 생명은 '합'인 만큼 개별 연습이 충분히 돼 있어야 제대로 된 연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일 하는 시간을 제외한 자투리 시간을 쪼개서 개별적으로 틈틈이 연습을 해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하지만 예산 문제만큼은 제 아무리 좋은 뜻을 펼치려 해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으면 되려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설상가상으로 시로부터 조금씩 전달된 보조금마저 중단된 상황에서 공연비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비용을 멤버들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은 말 그대로 '뮤직앤패션'처럼 음악과 열정으로 이웃들과 소통하기 위해 오늘도 '합'을 맞추고 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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