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반야심경의 한귀절이 흐르는 청하면 청운사의 연꽃이 세파에 시달린 영혼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하산 기슭에 그 흔한 절간판하나 없이도 백련꽃의 깊은 향내는 부처의 가르침이 '구도'에 있음을 알려주듯이 자연스런 길안내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조선말엽의 고승인 보천스님이 창건한 이후 많은 스님의 손길이 닿았고 현주지 도원스님의 부친 벽운스님이 지난 1970년에 옛만경 동헌건물을 매입하여 대웅전으로 쓰고 있는 청운사는, 대혜보각선사서가 전북 유형문화재 제174호로 지정될 만큼 문화재급 유물을 보존하고 있다.

청운사 아래편에는 약 4천여평의 연못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이 바로 하소백련지(蝦沼白蓮池)이다.

이 연못에는 설화가 하나 있는데 도원스님이 잠깐 잠이 든 사이에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흰 연꽃 한송이를 스님께 주어 그 꽃을 받아들자 온통 주위가 백련꽃으로 가득찬 연못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 며칠후 백련과 인연이 닿아 온양의 인취사에서 백련8뿌리를 구입해 지금의 하소백련지에 심어 일년간 2만송이의 백련꽃을 볼수가 있다 한다.

번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백련이 이곳에서는 어떤 연유로 번창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전국최대의 백련서식지가 되어 전국의 사진작가와 관람객, 그리고 주요방송과 언론매체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특히 청운사 하소백련지의 주지 도원스님은 5년전부터 백련의 맑고 그윽한 향기를 작설차와 접목시킨 백련차를 명나라 전춘년이 쓴 <제다신보>와 도융이 쓴 <고반여사>에 의한 제다법을 근거로 하여 전통수제방법으로 손수 만들고 있다.

이는 아침해가 돋지 않았을 때 방긋 피어난 흰 연꽃의 꽃봉오리를 헤쳐 열고 가는 차 한웅쿰을 꽃술속에 가득히 넣은 다음, 삼 껍질로 대강 잡아매어 하룻밤을 묵히고, 다음날 일찍이 꽃을 따서 찻잎을 기울여 쏟아내고 건연지에 싼 차를 불에 쬐어 말린다.

이렇게 해서 말린 이 다련원 백련차는 두통,어지러움,설사,토혈,산후어혈치료 등 야뇨치료 및 해독작용에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연꽃이 인류에게 하늘의 꽃으로서 또는 생명의 꽃으로서 숭앙되어온 것은 더러운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흙탕물에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한 처렴상정(處濂常淨)의 정신이 있어서이고 나아가서는 꽃과 열매가 동시에 열리는 불교 특유의 인과동시(因果同時)의 언행일체의 정신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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