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회 어린이날을 맞이해 지난 5일 시민문화체육공원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어린이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세상을 키우는 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어린이날 행사는 식전공연(어린이 뮤지컬-커다란 방귀)을 시작으로 '아동권리헌장' 낭독, 아동복지유공자 및 모범어린이 시상, 축사, 새생명전달식, 어린이날 노래 합창 순으로 진행됐으며, 다양한 체험행사와 식후공연 등이 이어졌다. 

  기념행사에서는 검산초 정이든 어린이와 상록어린이집 송시연 아동이 아동권리헌장을 낭독했다. 이어진 아동복지유공자 및 모범어린이 시상식에서는 전북도지사 표창으로 검산초 6학년 박솔민 어린이가 모범어린이 표창을, 번영지역아동센터 진미란씨가 아동복지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이어 시장 표창으로는 ▲만경초 서소이 ▲죽산초 김채현 ▲백석초 안찬욱 ▲용지초 고우림 ▲난산초 권혁일 ▲벽량초 김상권 ▲공덕초 유희 ▲청하초 조원영 ▲성덕초 강헌 ▲심창초 이수아 ▲금구초 전세진 ▲초처초 이준호 ▲남양초 류미리 ▲원평초 좌우성 ▲광활초 이하나 ▲김제초 선희현 ▲김제동초 박형준 ▲김제북초 손정희 ▲월촌초 채정욱 어린이가 모범어린이 표창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체험행사로 드림스타트에서 진행하는 '비누꽃 메모 꽂이' 만들기, 농민회와 함께하는 '방울토마토 묘목나누기', 꿈나무 소방안전체험(119), 어린이도서연구회와 함께하는 '뜻밖의 외출', 꼼지락 수제비누 만들기, 캐릭터 인형과 가족사진 촬영, 어린이 타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편 어린이날을 맞아 한껏 들뜬 주인공과는 달리 행사장을 찾은 일부 소외계층의 부모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뛰어노는 아이들과 함께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참가비를 요구하는 곳이 있어 아쉬웠다"며, "시에서 주최하는 행사이니 만큼 소외계층들도 조금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참가비 2~3천원,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지만 행사장의 모든 체험행사를 경험하고 싶어 한껏 설레는 아이들과는 반대로 나날이 더해가는 가계부담으로 인해 말없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던 소외계층 부모들의 표정이 상반됐다.

  실제 행사장 곳곳에서는 "뭐 죄다 돈을 내야하네"라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 화창한 봄 황금연휴의 첫날 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입가에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가 유독 눈에 띄었다. 

  이뿐만 아니라 미숙한 행사진행과 잔디광장에 설치된 특설무대 및 시설물 설치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본래 잔디광장에는 야외공연을 위한 무대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들여 따로 특설무대를 마련해 행사장을 찾은 가족단위의 시민들을 수용하기에 비좁았으며, 당일 우리시 주변 최고기온이 약 28도까지 오르는 초여름 날씨였음에도 관람객을 위한 그늘막 조차 마련되지 않아 어린이·임산부·노약자들은 뙤약볕에 그대로 방치된채 ▲국민의례 ▲내빈소개 ▲시상식 ▲축사 등 지루한(?)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이날 참가비를 요구한 체험행사장은 총 22곳 중 4곳으로, 참가비는 전액 체험행사 재료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념식 행사에서는 허술하게 제작된 종이재질의 1회용 햇볕가리개가 지급됐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해 상당수의 시민들은 송골송골 이마에 맺힌 비지땀을 훔치느라 분주했다.

  가족단위의 행사인 만큼 가족의 편의를 고려해 굳이 특설무대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공연장을 이용했더라면 무대설치를 위해 사용된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만큼 남은 예산을 가지고 그늘막 설치 및 재료비 지원 등 보여주기식의 행사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쓰여질 수도 있었다.

  행사 관계자는 "뜻 하지 않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어린이와 부모님들에게 미안하다"며, "앞으로는 더욱 차질 없이 준비해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94주년 어린이날 기념행사에 참여한 아이들로 행사장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지만 일부 참가비를 요구하는 곳이 있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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