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김익현 본지 편집장


한가위라 불리는 추석이 다가 왔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는 가배절, 중추절, 가위, 한가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한'이라는 말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으로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해에 경작하는 모든 수확물이 거둬들이는 시점이기도 하다. 옛부터 이날은 서로 풍요하지는 못했지만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좋은 날이었다. 나눔의 공동체였다. 그래서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생겼다 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추석'은 무엇인가?

고향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엑소더스'(출애굽기: 모세가 동포를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성서의 기록)를 연상시키는 장면의 연출이기도 하다. 그렇게 십수시간을 차로 기어와 고향을 방문한다. 그런 고난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조상이 있고, 형제·부모가 있고,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은 풍요로움의 상징이다. 가난하지만 이날은 넉넉하다. 추석명절은 넉넉한 '나눔'의 축제이다. 가진 자나 없는 자가 함께 나눔으로 밝은 달과 같은 공동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해의 풍요를 조상님에게 감사하고 이웃 친지들과 나눔으로 미래에 대한 새로운 기약을 하게 된다.


얼마전 지평선 축제가 끝났다. 이 축제는 전국 최대의 쌀생산지답게 '쌀'을 주제로 해서 여러가지 프로그램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총론에서 보면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받을 만하지만 각론에서 보면 아쉬운 행사였다. 김제시민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요즘 대두되는 '쌀 위기' 탓도 있을 것이고 IMF때 보다 혹한 불경기 탓도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문제는 김제의 인구감소에 있다. 주변에서 김제에 먹고살 만한 장사거리가 있냐고 물을 때는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7∼80년대의 김제 경기는 그런 대로 인구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좋았다.


이제, 왜 쇼핑센타가 그렇고, 스파랜드가 그정도인가.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했던가. '되기 때문에 되고, 안되기 때문에 안 된다'는 역설이 딱 맞는 그런 곳이 우리 지역이 아닌가. 인구가 줄기 때문에 인구가 준다는 말이다.


이제는 무리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처음부터 냉철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제도권 즉 지역국회의원과 단체장의 특단의 경기부양책이 있어야 김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추석날에는 모든 시름을 잊고 윷놀이를 해보자. 말을 잘 서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한 것이 윷놀이의 매력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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