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어요"

"일부 작목을 중심으로 재배기술과 관리요령을 일러주고 영농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이랍시고 농민들의 하소연 정도를 형식적으로 들어주는 것이 새해 영농교육입니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요."


이는 김제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지난 15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새해영농교육에 참가한 한 농민의 말이다.


농산물가격의 하락과 이농현상 등으로 국내 농촌현실이 최악의 위기국면에 처한 가운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인한 세계적인 농업환경마저 급변하고 있으나 농정당국의 각종 영농교육은 아직까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작물의 재배기술 교육보다는 유통문제나 해외시장개척 등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농민들에 따르면 현재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영농교육은 해마다 1∼2월사이에 실시되는 새해영농설계교육과 농한기인 여름철영농교육을 비롯해 농촌지도자회 생활개선회, 4-H회 등의 학습단체교육과 농업인 연찬회 등으로 지역실정에 맞게 짜여지는 작목별 영농교육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영농교육 대부분이 급변하고 있는 국내·외의 농업현실은 외면한 채 작목 재배기술 등의 비슷한 내용만 매년 반복적으로 교육하는 바람에 농업인들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농정시책의 홍보장소로 전락하고 있는 형편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새해영농설계교육은 이번 달 31일까지 실시키로 하고 이미 읍·면별로 나눠 시행에 들어갔으며 교육내용은 영농기술교육과 생활기술교육으로 구분해 실시하고 있으나 지역특산물에 대한 품목별 재배기술과 영농현장의 애로사항, 농정시책 등으로 편성돼 종전과 달라진 내용은 거의 없다.


이와 관련, 농촌문제 전문가들 사이에는 위기에 처한 우리 농촌과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계나 연구단체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직접 지도하는 체제인 '경영컨설팅제도'가 확대시행 될 수 있도록 현행 50%에 달하는 자부담(농민) 비율을 대폭 하향조정하고 1년 단위인 계약기간을 2∼3년 단위로 연장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농민단체 관계자와 일선 농민들도"농업인들이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새로운 기술획득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원격영농 상담시스템'을 농촌지역까지 확대해야 한다" 주장했다.


김재수 기자 kjs@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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