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돈선거가 걱정된다

올해는 각종 선거로 한해를 장식할 예정이다.

2월까지 치러지는 각종 조합장 선거에다 6월의 지방선거, 8월의 교육위원 선거와 올 최대의 이슈인 12월의 대통령 선거가 남아 있다.

벌써 이 모든 선거가 민주적인 선거가 아니고 돈선거가 될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

이번 1월과 2월중에 치러진 각종 농·축협 선거가 바로 그것이다.

벌써 어떤 후보가 몇억을 썼느니 하는 소리가 공공연히 나도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후보간 득표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물품제공 논란과 흑색선전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다 지역간 편가르기 등으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가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돈맛을 본 조합원들이 지방선거때 다시 그 분위기를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아왔던 지난날의 선거는 고무신 선거요, 막걸리 선거였다. 고무신 하나가 귀했던 시절에 고무신 한컬레 쥐어 쥐면 좋았고, 게다가 막걸리 한 사발이면 더욱 좋았던 시절의 얘기다. 이제는 한술 더 떠 한 표를 몇십만원 산출한다는 말도 들린다.

예전의 시장후보였던 ㄱ씨는 선거막판에 한 마을 총책에게 600만원을 줬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마을에서 나온 표는 겨우 2표. 돈으로 환산하면 1표에 300만원이 들었던 셈이다.

이런 선거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 브로커들이다. 돈으로 표를 모을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다. 후보자들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돈을 쓰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를 부추기는 브로커도 있다. 아니, 우리들 유권자들이 이런 부류인지도 모를 정도이다. 선거 때면 각종 모임에서 후보자를 초청하고, 은근히 바라는 유권자의 의식이 혼탁한 선거를 조장하기도 한다.

그렇듯 돈선거가 치러져도 어느 누구하나 돈을 썼다고 하는 후보도 없고 받았다는 유권자도 없다. 이것이 문제이다.

고사에 천지지지 자지아지(天知地知子知我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당선만 되면 끝이라는 우리나라 선거사의 솜망망이 처벌에 문제가 있다. 제대로 선거자금을 신고하는 후보자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 것이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다. 이것이 한국의 정치가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김익현 편집장 desk@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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