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전 김제시의원

  주민참여예산제도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편성-집행-결산-평가까지 모든 예산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제도다.

  과거에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독점되어 왔던 예산의 전 과정에 주민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직접 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예산집행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 예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조례제정 등 243개 모든 자치단체에서 주민통제를 통해 건전한 지방재정을 운영하고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토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우리시의 정책 과정에 대한 주민참여 정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정부정책 과정에 대한 주민의 참여 정도에 대해서 아른스테인은 '시민참여의 사다리'라는 개념으로써 8개의 수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것을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계인 조작과 치유는 주민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단계다. 조작은 참여의 흉내만을 내는 데 그치고, 치유는 책임회피의 수단으로 형식적인 심의회 등 주민참여가 인정되는 실질적으로는 비참여라고 볼 수 있다.

  2단계인 정보제공, 상담, 유화는 비록 주민의 의사가 표현되고 타진된다고 하더라도 정책 결정이나 시행 여부의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정당국이 가지고 있어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아닌 명목적 참여의 단계다.

  3단계는 주민이 권력을 갖게 되는 이 단계에서의 참여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다.

  주민과 행정의 상호적 정책결정 과정을 통해 주민이 높은 주인의식과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시는 1단계인 조작과 치유의 주민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우리시는 읍면동에 4명~7명, 중앙에는 5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주민참여예산 위원회가 있다.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에 관해 읍면동 위원에게 전화로 물어봤다. 

  A씨는 "사업이 다 정해저 가지고 올라온다. 우리는 정해진 사업에 싸인만 해준다. 모두 형식적이다!"고 말을 했다.

  주민참여예산 위원이 시 자체 예산인지 전북도에서 내려준 예산인지 조차도 몰랐다. 

  B씨는 "그렇게 따지는 것을 공무원들이 싫어한다. 공무원이 해달라는 데로 해주면 공무원도 나중에 내 부탁을 들어 준다. 세상은 그렇게 사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예산은 일년에 각각 5억원씩 모두 10억원 정도의 예산이 편성된다. 

  이 예산은 도비이고, 시쳇말로 도의원 재량사업비다.

  이전에도 도의원 재량사업에 대해 말썽이 있어서 2019년부터는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예산으로 시·군에 내려 보낸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설과의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예산은 대략 동부지역 39개 서부지역 38개로 모두 77개 정도의 공사를 시행했다.

  그런데 동부지역 39개 서부지역 36개, 모두 75개 정도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게다가 3개 정도를 뺀 74개 모두 논 배수로와 농로포장 사업이었다.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예산은 도의원의 민원해결 창구로 보이고, 그것도 거의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져 건설업자와의 유착관계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수의계약 중에 몇몇의 업체는 3개~4개 정도 공사를 한 것이 눈에 띄였고, A업체는 7개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공사를 시행했다.

  C 씨는 필자에게 "그 예산이 어떻게 쓰이던 김제시에만 쓰이면 된다. 뭘 그렇게 따지냐?, 그 예산도 안 주면 김제시만 손해다"고 말을 했다.

  지방자치는 주민참여가 있어야 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주민참여에 대한 시민의 생각이 이렇게 정의롭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방자치에 앞서 정의를 추구하는 시민의식부터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시민이 정의롭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고 바꾸려 할때, 우리 사회는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주민참여예산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특성을 반영하고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돼야 한다. 또한 포용적 사회가치를 실현하고 소통. 협업 등이 강화 되어야 한다.  진보적인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있는 곳이 주민참여예산제도가 보다 더 활성화 된다. 
  따라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될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지방자치와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한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공무원과 주민들이 주민참여예산제도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할 수 있다.

  교육을 통해 정의로운 시민의식이 형성되고, 시민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며, 시민과 행정의 상호적 정책결정 과정을 실현할 수 있다.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심사숙고를 했다. 왜냐하면 필자에게 쏟아지는 공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의 자료를 요청했다고, D 시의원은 필자에게 전화로 "앞으로 의원 할 생각을 하지마라! 의원 할 생각을 접어야 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불의를 보면 "작게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된다. 하려고 하면 너무 많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예산제도는 계속 지금 처럼 이대로 진행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제도를 개선하여 행정의 재량행사 여지를 배제시키고 주민의 적극적 참여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

<이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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