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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죽이는 역사, 역사 족보 사기

이형로(서암동)

 

  지난 10일 오전, 도청에서 있은 '전라도 천년사' 관련 기자 회견에 다녀왔다. 발언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전라도 천년사'의 잘못을 지적하며 책의 발간 반대와 폐기를 이야기하며 분해했다. 기자 회견을 마치고 함께 점심을 나눈 어느 분의 말씀이 떠오른다. 

  "실재한 사실을 빼고 없는 사실을 집어넣은 것은 역사가 아니다" 전라도 천년사를 보면. 집필진은 이 일들을 벌였다. 대표적으로 전라도 사람들의 자존과 자부심을 높일 사실(왜란 때 전라도 의병)은 무시하고 소홀히 했다.

  한 예로 지금 전라도 사람들이 자랑스레 언급하는 이순신 장군의 '호남이 없었으면 국가는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는 근원, 호남 의병들의 빛나는 활동 업적을 등한시했다.

  그것도 모자라 전라도 곳곳의 '가라국 왜 식민지 설'은 애써 우겨 넣었다. 이렇게 역사를 능멸하는 '전라도 천년사'는 마땅히 폐기해야 한다.’

  나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외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우리 역사 바닥의 전부로 알았다. 정사라고 배운 삼국사기 저자인 김부식의 사대주의와 신라 중심 역사 쓰기 산물임을 알고 끔찍해했다. 

  식사자리에서 삼국사기에 광개토대왕의 비문조자 실려 있지 않다는 선생의 말씀을 듣고 재차 확인하며 놀랐다. 명색이 정사(正史)라고? 심지어 백제사는 뭉텅이로 빠져 있음을 요즘 공부하며 너무도 실망했다. 예순을 훌쩍 넘겼음에도 역사 문외한으로 살아 온 나의 역사 무지를 탓하며 이 글을 쓴다. 

  엊그제 '전라도 천년사' 폐기를 주장하는 어른들의 모임에 참석해 그들의 예기를 들으며 내게 떠오른 생각은 하나다. '전라도 천년사'는 족보 사기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전라도 천년사' 폐기에 힘을 보태자고 다짐했다.

  '전라도 천년사'의 공람 부분 중 우리 지역 김제에 관한 요약 부분을 봤다. '김제가 벽중 가라국이며 왜의 식민지'라고 역사적 실재(史實)인양 적혀 있었다. 이 기록의 실체는 우리가 정통사라 믿었던 삼국사기의 내용이 아니며 '일본서기'이다. 일본서기는 위서로 의심받을 뿐만 아니라 한말 일제 침략의 도구로써 사용된 바를 널리 알고 있다.

  또한 '전라도 천년사'는 일제 수탈(쌀, 금, 징용 등) 기록은 쏙 빼버렸다 한다. 일제는 우리에게서 수탈한 쌀로 그들의 식량을 채우고, 수탈한 우리의 금으로 무기와 원유를 사 세계 전쟁을 수행했다. 일제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벗어나 태평양 전쟁을 도모한 것은 오로지 일제의 한반도 수탈 덕이다. 

  바로 전 세대의 치욕을 감추고서 어찌 사(史)라 감히 쓸 수 있는 것인가? '역사는 거울'이라 한다. 영욕과 흥망을 기억하며 살릴 일은 살리고 치욕을 반복하지 말자고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닌가?

  '전라도 천년사'를 쓴 집필진들은 반성이 전혀 없다. 시민 단체들의 반발을 보고도 토론과 논문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토론과 논문? 그럴듯하지만 유치원 아이가 봐도 뻔하다. 없는 것을 우겨 넣고 있는 것을 뺀 것을 보면 그렇지 아니한가?   

  집필진들은 학문하는 기본자세도 갖추지도 않았다. 그들의 '전라도 천년사'는 새로 쓴 역사 글이 아닌 기존 논문을 맞춰 채운 '이중 매매 물'일 뿐이다. 사기 족보를 만들어 파는 부끄러움을 모른다. 후손들에게 무엇을 배우라 가르칠 것이냐? 그들은 '밑장 빼고 넣기 역사 족보 사기'를 감행한 먹물 역사학자일 뿐이다. 

  하여 다시 한 번 외친다. '전라도 천년사'는 역사 사기다. 사기 역사물, '전라도 천년사'를 폐기하라!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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