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주년을 맞아 우리 신문은 진정한 시민들의 신문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속칭 잘 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신문이나 힘께나 쓰는 사람들의 편에 빌붙는 신문이 아닌 흙과 더불어 땀흘려 먹고사는 이 땅 평범한 민초들의 대변지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5주년을 돌이켜 본다. 그 간 쌓인 남모를 고통과 한숨... 이제는 시민들께 고스란히 밝힐 수 있다. 우리의 아픔조차도 시민들의 몫이 될 때 진정한 시민들의 신문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믿는다. 김제시민들은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는 잠재력과 역량이 충분한 이 지역의 어진 주인들이라는 것을...
김제시민의신문 5년, 내세울 것 없고 보잘것없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편집자>
김제시민의신문의 태동
지방자치제의 시행과 시민운동의 활성화로 성숙된 시민들의 의식은 이제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알권리를 채워주고 나아가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지역언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1997년 김제경실련 내부에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에 충실한 새로운 대안매체의 등장을 계획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4월25일 창립총회, 5월20일 정기간행물 등록의 과정을 거쳐 97년 7월15일 드디어 창간호를 발행하게 된다.
이때 초대이사·발행인으로 한국화가 이정훈화백과 이사에 이순호·김익현씨가 등록되고 김익현씨가 편집인·편집장을 맡고, 기자 한명과 간사 한명으로 신문을 만들게 된다.
경실련에 의해 태동된 만큼 김제시민의신문은 시민운동의 한 방편으로 시민의 힘을 모아 지역을 변화·발전시키는 데 큰 의미를 두었다. 이러한 정신은 신문사의 제호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정식기자 한명에 경실련 회원들이 기사 쓰는 걸 돕는 정도의 취약한 기반으로 시작한 출발이었지만 참신한 보도방향과 넘치는 의욕으로 지역민들의 머리에 <김제시민의신문>이라는 이름을 조금씩 인식시켜 나가게 된 창간 초기였다.
제일한의원 2층 사무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라면 끓여 먹으며 밤새워 신문을 만들면서도 참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다.
암울했던 순간들
그러나 창간 첫해에 우리는 심한 홍역을 겪어야만 했다. 신문사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경실련 내부에서 심한 자리다툼이 있었고 결국 그 해 우리 신문은 경실련과 결별해야 했던 것이다. 신문운영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은 본사에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고 본사 운영진들을 경실련에서 축출해내는 시련을 주었다.
힘든 홀로서기를 시도하던 창간 첫 해, 본사는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신문사 창간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었다.
지역경제의 침체와 더불어 구독료·광고료 등 신문사 운영의 주축이 되는 수입원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제작비와 인건비, 우편발송비 등에 대한 부담은 날로 커져 신문사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분위기가 본사 내부에서 퍼져나갔다.
연 2만원씩 하는 구독료를 내주는 시민들이 아주 적었고 오히려 지로를 보냈을 때 거칠게 항의하며 신문을 보내지 말라고 소리치는 시민들을 보며 힘이 쭉 빠지던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겨레신문의 경우처럼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지역신문 하나를 키워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것은 우리의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는 정말 암담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할 수 없었다. 애초에 누가 돈을 벌어보자고 만든 신문이 아니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그만 둔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좌절을 딛고 앞으로
그런 가운데 창간 대표이사였던 철산 이정훈 발행인은 자신의 작품 30여점을 본사에 기탁해 전시회를 열어 신문사가 한일층 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시회에서 마련한 수익금을 토대로 편집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 보강을 했다.
이런 가운데 98년 2월 제2대 대표이사로 이순호박사(원광한의원 원장)가 추대되었다. 더불어 그해 3월 최규섭·나현균·김상표·이정환·송기삼·박종원·김성우·진영수씨등 8명의 이사를 새로 영입하면서 본사는 조직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의욕을 불태웠다.
이때 이사들이 내 놓은 500만원씩의 출자금으로 당장 급한 신문사 운영을 위한 자금을 충당하고 평수를 줄여 요촌동 택지지구 내의 사무실로 이전해 제2의 창간기를 겪게 된다.
그리고 해를 넘겨 1999년. 지역신문으로서의 기능들을 회복하게 되었고 우리 신문은 차츰 지역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사건이 있는 곳이면 언제나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 시민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서 들었고, 행정의 잘잘못을 가감없이 보도함으로 시민들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주고자 했다.
"시민의신문을 펼치면 김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더라"는 시민과 출향인사들의 평가도 이 때부터 싹터왔다.
내적으로도 다시 김순기·박원용·정동순·유성기·정동주·이정환 이사와 김주영 감사가 선임되는 조직 정비과정을 통해 현행 17명의 이사체제가 확립된 이 해는 신문사에 편집면에서나 운영면에서 공히 신문사 발전의 초석이 된 한 해였다.
99년 12월 28일, 신풍동 사무실로 확장 이전하면서 새천년의 희망을 가득 품은 채 새 해를 맞게 된다.
그리고 대망의 2000년, 시민들과 더욱 가깝게 호흡하겠다는 의지를 모아 4월15일 인터넷 김제시민의신문 <디지털 김제시대>(www.gjtimes.co.kr)가 개통되면서 본사는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된다.
홈페이지를 방문해 고향소식을 듣게 되었다고 반가와 하는 출향인사나 김제시 현안에 대해 생생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통해 우리의 존재가치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꾸준한 접촉을 통해 <바른지역언론연대>(이하 바지연)에 가입을 하고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접하게 된다. 지역언론의 정도를 걷고 있는 신문사로 평가되는 남해·홍성·옥천·해남 등의 지역신문사들이 고스란히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바지연>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체계적인 신문사로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였다.
제2창간 정신으로
2대 대표이사였던 이순호 박사의 헌신적인 노력에 많은 이사가 감동을 하여 적극적인 경영에 참여하였고, 본사의 정관에 따라 2001년에는 이사 중에서 이정환 박사(이정환치과 원장)가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제3대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다.
이정환 대표이사는 본사가 가입한 <바지연>의 이사에도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언론개혁운동에도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가운데 매주 주간 발행을 실현했고 현재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실천해왔다.
또한 본지는 "모든 시민이 기자다"는 슬로건으로 시민기자를 모집하여 자체연수를 실시하고, 시민기자로 하여금 주변의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있게 지면을 장식하는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신문을 제작해왔다.
이 해 4월에는 바지연 전국총회와 봄연수회를 김제청소년수련관에 유치하여 전국의 바지연에 소속된 지역신문 기자 100여명이 참여하여 김제를 '만끽'하며 지역신문의 현실을 토론하고 반성과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해 6월, 매주 발행이 실현됨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고, 보다 넓은 농업기반공사 별관 3층으로 4번째 이사하였다.
10월엔 본지가 창간 때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김제시의 주민계도용예산 철폐를 실현했다. 주민계도용예산이란 군사독재시절부터 잘못된 관행으로 주민의 혈세로 통·반장·새마을 지도자에게 신문을 사서 준 것으로 관언유착의 폐해를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같은 예산폐지는 시대적 대세이긴 하지만 본지의 정체성의 성과이기도 했다.
"김제의 희망으로"
2002년, 올해는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선거의 해이기도 하다. 연초에 밝혔듯이 이제까지의 관행적인 선거보도를 지양하여, '유권자중심의 보도'를 하기로 했다.
지난 6·13선거의 보도에서 경마식보도의 행태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정확히 알고 판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시장선거에서는 시장후보들을 초청하여 김제청년연합과 공동 주최로 '시장후보초청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케이블TV가 녹화 중계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제시민의신문 5년, 어려웠던 순간을 생각하면 아주 길었던 시간들이지만 다시 생각하면 이제 겨우 5돌을 맞았을 뿐이다. 시민들의 삶의 중심에 우리 신문이 존재하고, 지역발전을 이끄는 견인차와 또 지역의 모든 비리와 부조리를 척결하는 선봉에 우리 신문사가 나서기를 원한다.
미약한 현실에 주저하지 않고 다시 뛰기 위해 신발 끈을 고쳐 메는 이유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 꿈의 모든 요소 요소에 시민들이 있다.
시민에 의한·시민을 위한·시민의 신문... 김제를 밝히는 불꽃...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을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김익현 desk@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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