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하늘일지라도

지난 13일 저녁 7시30분부터 실내체육관 넓은 뜰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닌 본지 창간 5주년을 기념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행사. 이 행사는 김제 종교인협회가 주최하고 본사와 김제통일연대가 공동 주관한 행사였다.

아침 일찍부터 비가 오는 가운데서 무대설치며, 조명, 행사장 마무리작업에 들어간 스탭들. 땀과 비에 입고있는 옷이 흥건하게 젖은 지 오래다. 연일 그칠 줄 모르고 퍼부어 대는 비, 마음은 노심초사, "제발 오늘만 비오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그러나 7천만 우리민족이 한결같이 염원하는 통일. 그 통일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설사 하늘일지라도.

행사 3시간 전. 행사를 준비하는 스탭들의 움직임이 더욱 바쁘다.

해뜨는 여름 저녁

갑자기 어디선가 ' 어? 해뜬다'라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바라본 쪽은 서쪽? 해가 멈칫거며 빼꼼이 얼굴을 내민다. 그 동안 얼굴한번 내밀지 못 한 게 어지간히 미안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세상은 온통 흐리고, 비뿐이었다. '해'구경 한지가 언제인지 도통 기억나질 않는다.

저녁 6시. 행사준비는 끝나가고, 하나둘씩 모여드는 시민들..그리고 행사장 주변을 에워싼 노점상들까지 제법 잔치집 분위기 연출에 몫 거든다.

드디어 7시 30분 본행사에 앞서 이경애씨가 재치있는 입담으로 관중들의 시선을 붙잡아 메고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 가는데 없는데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만 왜 못∼까"라는 구성진 가락은 일단 관중들의 분위기 장악은 일단 성공한 셈.

곧이어 식전행사의 마무리로 덕암정보고 학생들의 신명나는 북춤이 관중들에게 선보여 졌다. 관중석 여기 저기에서는 어깨춤을 추며, '얼씨구'하며 장단을 맞추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그들은 가고 없지만...

간단한 국민의례와 곽인희 김제시장을 비롯해 각계 각층의 내빈 소개를 마치고 이지역 출신 민주열사 고 이세종·조성만 열사 추모 헌화식, 미군장갑차에 무참히 희생된 여중생 참사 추모가 이 비장감마저 들 정도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아이들의 헌화모습을 보면서 저 아이들의 과연 '진정 헌화의 의미를 알고 나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건 아이들 중 누군가는 '지금'을 기억할 것이다.

그들은 가고 없는데 우리는 남아 있다. 남아 있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시민의 '눈'이 되고자

'김제시민의신문' 김익현 편집장의 지난 5주년간의 경과보고와 이정환 대표이사의 간단한 인사말에서 말하듯 김제시민의신문은 지난 5년동안 수많은 사연들 속에서 김제시민의 바른 알 권리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며 시민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지금 여기까지 왔다.

김제시민의신문의 창간 5주년 기념 및 제2회 통일대행진 행사를 기념하기 위한 민중댄스그룹 'ZEN'의 공연은 공연도중 엠프가 나가는 등 원활한 진행이 이루어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ZEN'의 무대매너에 시민들은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어서 정태춘·박은옥씨는 오늘 공연 시작 2시간전에 이미 도착해 리허설에 하는 등 오늘공연에 열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태춘·박은옥'씨는 '떠나가는배' '윙윙윙', '봉숭아', '사랑하는이에게'등등 일상에 찌든 우리마음을 서정성 있는 노래로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아왔다.

'정태춘·박은옥'부부의 공연이 시작되자. 밤늦은 시간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지 않는 시민들로 실내체육관 앞마당은 한 여름밤 축제 분위기로 휩싸였다.

'통일로'라는 불글씨에 점화를 끝으로 행사를 끝을 알리자 폭죽이 쏘아져 올라가고 여름밤 하늘엔 화려한 불꽃으로 수놓으며 행사가 마무리 됐다.

오늘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 역시 행사가 끝나자 주변의 쓰레기들을 정리하는 등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그러나 행사장 한쪽에서 펼쳐진 미군장갑차 여중생참사 추모 서명과 모금함엔 소수의 시민만이 참여해 아쉬움을 남겼다.

송순영  ssy@gj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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