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가 온통 지평선축제 분위기다. 지평선축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선전탑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고, 곳곳에 태극기와 시기가 펄럭이고 있어 지평선축제가 다가왔음을 실감케하고 있다.

축제가 다가왔는데도 축제의 주체인 주민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은 것 같다. 끝없이 추락하여 헤어날줄 모르는 지역경제와 이제 쌀 농사를 포기해야 될지 모른다는 농민들의 불안감이 이유다.

농민들은 <쌀지키기 범시민대책위>를 결성하고 범시민운동을 벌이고 있고, 농협을 점거하여 벼 수매가를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평선축제는 쌀 축제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민족의 생명이었고, 밥이었다. 이런 쌀이 이제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쌀 소비가 줄고 개방압력을 받아 더 이상 쌀값을 보장받을 수 없어 농민들의 절실함이 더해가는 상황에서 지평선축제의 의미는 무엇일까?

지평선축제는 추수감사의 축제다. '한가위'가 그렇듯 한해의 농사를 짓고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나누고 베푸는 감사의 축제인데, 신이 나서 춤추고 떠드는 분위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지평선축제는 김제시민의 축제다. 시민들이 참여하여 즐기는 시민축제이다. 정작 시민들은 냉소적인데 외지인들이 얼마나 많이 왔는가가 중요한 것처럼 여기는 것은 행사가 '축제'라기 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쇼'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진정한 축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즐기는 것을 외지인들이 구경하러 오는 것이다. 그래서 연인원 몇만명이 다녀갔느냐는 중요하지가 않다.

충남 서천군의 경우 500만원의 행사비를 들여 치른 '전어축제'에서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지평선축제의 경우 5억원의 행사비를 들여 지평선쌀을 얼마큼 팔았느냐도 중요하다. 혹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성과를 얻었다고 자만할지 몰라도 축제의 브랜드인 지평선쌀이 김제쌀생산의 약 3%에 해당하는 계약재배면적 650ha에 불과하다는 점과 햅쌀이 나오는 시점에서도 다 팔지 못했다는 것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평선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지난 한해의 수고를 다 씻고 어울려서 서로를 위로하는 시민들의 잔치가 되어야한다. 이제 기획하고 포장해서 만든 인공적인 축제를 지양하고 김제의 전통적인 축제, 즉 김제시민들의 문화축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지난 축제의 문제점이었던 행사 프로그램의 실속 없는 백화점식 나열과 행사진행상의 미흡 부분을 올해는 얼마나 극복할 지의 여부에 따라 축제 전체의 평가가 판가름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축제의 주체는 우리 김제시민 전체이다. 그만큼 축제의 성공개최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지평선축제, 이제 새로운 막이 오르고 있다. 이 축제를 통해 시민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낙후된 지역이미지를 탈피하고 시민의 힘을 응집시키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한껏 발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익현  desk@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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