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방학이 중반에 이르면서 초등학생을 둔 가정마다 방학숙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체험학습이라는 명목아래 문화유적지나 여행다니기, 그리고 자연탐구를 제시하고 있는 방학숙제는 사진이나 설명서등과 같은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과제물은 학생들 스스로가 했다기 보다는 전문가의 솜씨로밖에 볼 수 없는 것들이 매년 개학초에 보여지고 있고, 이런 과제물을 학교측에서는 각종 상을 수여하는 경우가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등학생들의 과제물은 학생 스스로 하기보다는 대부분 학부모들이 맡고 있어 '초등학생 과제물은 학부모 몫'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과제물은 잘 해가질 못하면 우리애가 담임선생님한테 혼나거나 다른 학생의 과제물에 비해 보잘것 없다는 얘기를 듣기 싫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결국 방학과제물에 대한 평가로 인해 학부모들 스스로가 학생들의 점수를 대신 받고 있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맞벌이 또는 자영업을 하는 가정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맞벌이하고 있는 한 주부는 "유적지에서 가족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는 말에 결국 휴가를 내어 갔다왔다"며 "만들기와 자료찾기는 회사 끝나고 아이들 대신 내가 하는게 더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부모의 주장에 일선 학교에선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 추억을 만들거나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어 좋지 않겠느냐"하는 반문과 함께 "달라진 교육방식과 학습을 학부모들이 이해한다면 교육성과가 더 클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반면 과제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자녀들의 과제물이 학부모들의 몫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성과와 증거위주로 되어 있는 과제물 개선과 과제물 평가시 눈에 띄게 잘한 것보다는 학생의 손길이 많이 들어간 것 위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숙제를 대신해 주는 사이트'도 등장하면서 과제물평가에 대한 객관성마저 저하시킨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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