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조상 대대로 지켜 온 우리의 큰 명절로 일 년 동안 기른 곡식을 거둬들인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들과 서로 나눠 먹으며 즐겁게 하루를 지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떡을 빚어 나눠 먹었다고 해서 속담 중에 "일년 열두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도 생겼다.


새로 나온 과일과 곡식으로 차례상을 차려 드려 한 해에 거둬들인 것을 보고들이고 아침을 먹은 후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하러 갔다. 우리의 명절인 추석은 즐겁고 신나는 날인 동시에 그런 즐거움을 얻은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은 날이기도 하다.


김제를 떠난 많은 출향인들도 조상의 묘가 있고, 부모나 형제, 친척이 살고 있는 고향 김제로 내려온다. 다시 가족이 모일 기회가 온 것이다. 말이 가족이지 현대에서 가족의 의미는 가장 가까운 남편 부인 자녀들의 소극적이고 단세포적인 의미의 가족관이 남아 있을 뿐이지만 추석과 같은 명절을 통하여 넓은 개념의 가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민족대이동이라 일컫는 교통전쟁도 감수하지 않는가. 그러나 갈수록 귀성객의 수는 줄고 있는 것이 김제의 현실이다. 출향을 했어도 김제에 남아 있는 '가족'이 없는 것이다. 조상의 묘만이 김제를 지킬 뿐이고, 성묘 개념이 자꾸 희박해지는 현실이기에 더욱 그렇다.


추석명절은 넉넉한 '나눔'의 축제이다. 가진 자나 없는 자가 함께 나눔으로 밝은 달과 같은 공동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해의 풍요를 조상님에게 감사하고 이웃 친지들과 나눔으로 미래에 대한 새로운 기약을 하게 된다.


고향, 현대인들이 아무리 삭막한 가슴을 갖고 산다 해도 돌아가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고, 넓은 개념의 가족이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아직도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고향 김제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출향인들에게 큰 관심사가 되는 것이다.


김제의 미래는 김제를 살고 있는 김제사람이 책임지고 가꿔 나가야 할 것이지만 김제를 떠난 출향인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참여하고 질책하며 협조를 해야 할 것이다. 하여 김제, 우리의 고향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먼 훗날 우리가 김제사람이었다는 것이 자랑이 되길 기대해 본다.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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